"SK는 지난 55년 동안 지성과 패기로 성공의 신화를 일궈냈다.

향후 50년은 3대 SK자산인 'SKMS(SK관리체계),SK브랜드,SK구성원'이 담당해야 한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그룹 창립 55주년 기념사를 통해 "새로운 'SK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SK는 창업주와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간위주의 경영 △행복추구 경영 △ 글로벌 경영을 3대 경영과제로 정했다.

SK 제2도약의 코드를 '초심(初心)'에서 찾겠다는 의미다.


◆'SKMS'의 핵심은 '사람'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그룹의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구축에도 관심을 쏟았다.

19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한국적인 경영시스템을 만들도록 지시,SKMS를 완성했다.

SKMS는 사람을 활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SK의 향후 경쟁력은 마케팅,재무,R&D(연구개발)와 같은 것이 아니라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이런 인재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렸다는 게 선대회장 때부터 내려온 경영철학이다.

최태원 회장도 "기업 경영에서는 사람이 재산"이라며 사람 위주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행복추구 경영


2004년 창단된 'SK 자원봉사단'은 자원봉사활동을 그룹차원으로 확대,사회친화적인 기업문화 정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는 훌륭한 인재육성을 근간으로 '선 굵은 사회공헌'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30년 이상 한국고등교육재단,장학퀴즈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SK의 사회공헌활동은 경제적 기여와 함께 육체적 봉사 등 참여활동을 중시하는 게 특징이다.

최 회장을 비롯 전 계열사 CEO들은 SK의 모든 사회공헌활동에 동원되고 있다.

2004년부터 그룹 신입사원 연수프로그램에 연탄나르기,독거노인 돌보기 등 봉사활동을 포함시켜 'SK식 사회공헌활동'의 모델을 정착시켰다.

SK는 중소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차원의 'BR(business relations) 담당임원회의'를 정례화하고,관계사별 중소협력업체 지원 전담창구를 신설했다.

또 최근엔 중소기업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협력업체를 방문,애로사항을 듣는 '찾아가는 릴레이 상생경영'을 도입했다.


◆글로벌 SK의 진화


최 회장은 틈이 날 때마다 그룹 임직원에게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최근엔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해외 비즈니스는 리스크도 있지만,도전과 성장을 통한 진화의 기회가 된다.

해외 사업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보단 그 성과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최 회장이 전 계열사에 전하는 글로벌 경영지침인 동시에 '경고'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SK관계자의 해석이다.

그는 "오늘날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의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라이제이션의 문제도 결국 '뗏목'에서 유선형의 '카약'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틀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SK가 글로벌 경영의 틀에 맞추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SK는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8조원으로 증액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올 한해 30조원의 수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30조원은 올해 SK그룹 전체 매출 목표인 82조원의 36.6%에 달하는 것이다.

2004년 수출액이 16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수출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SK에너지 SK케미칼 SKC SK인천정유 등 SK그룹 내 제조업체의 수출 비중은 2006년 이후 2년 연속 50%를 넘어섰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