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이번 순방 이후 귀국하면 해외 식량기지 확보 방안을 마련토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첫 행선지인 뉴욕으로 향하는 특별기 내에서 공식 수행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최근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관련, "쌀값이나 사료값이 너무 올라서 대북 (식량) 지원을 하는 데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자원외교 강화 방안을 논의하던 중 "석유나 광물 자원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식량 자원 확보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예를 들어 연해주와 같은 지역의 땅을 30∼50년 장기 임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북한의 노동력도 이용할 수 있고 (북한까지) 운반 거리가 짧기 때문에 북한에 (식량을)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능하다면 이모작이나 삼모작이 가능한 동남아 지역을 장기 임대해서 쌀이나 곡물을 생산,현지에서 사료 등을 만들어 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통일 이후를 대비해서 7000만 민족이 먹고 살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런 경우 (해외) 부지 확보와 같은 것은 정부가 앞장서서 하고 경영은 민간이 나서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뉴욕 월가에 머리 좋고 유능한 인재들이 집중되다 보니 정부가 시장을 쫓아가지 못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한 뒤 "글로벌 인재들을 발탁해서 금융시장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6일 새벽(한국시간) 1시55분 미국 뉴욕 케네디공항(JFK)에 도착， 4박5일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뉴욕=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