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매도 공세를 강화하며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후 빠르게 늘어난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4거래일만에 1조4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데다 최근 매도의 성격도 기조적이기 보다는 단기 반락을 노린 투기적 '숏 셀링(Short Selling)'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6일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경기나 신용리스크가 외국인 매도를 자극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 외국인의 공세적인 매도 재개를 설명할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라는 기존 관점에서 접근했을 땐 최근 반등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다소 늘어났다는 점에서 안도 랠리 속의 매도 호기를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적정 시총 비중이 28%선으로 추정됨에 따라 앞으로도 상당한 매도 압력을 견뎌야한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를 마냥 가볍게 치부할 수는 없지만, 최근의 매도는 한국 증시를 팔고 완전히 떠나는 자금과는 성격이 달라 보인다"고 밝혔다.

요 며칠사이 외국인의 순매도는 대차잔고의 증가와 괘적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안도랠리의 완성과 증시의 단기 반락을 노린 투기적 '숏 셀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지난 3월 중순 이후 반등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숏 커버링'을 해야 했던 것처럼 향후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경우 역시 최근 출회되고 있는 숏 셀링 물량 만큼은 시장의 부담 요인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바라는만큼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만은 않아 외국인들의 '마른수건 짜기' 전략은 더이상 빛을 발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국내 증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보일 때 코스피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확률은 지난 2001년 80%에서 지난해 5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역시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일정 부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국내 증시는 재상승 시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