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폭탄주 줄고… '음~' 칵테일 뜬다

윈저,임페리얼 등 블렌디드 위스키가 장악해온 국내 양주시장에 몰트위스키,럼,데킬라,진,보드카 등 '마이너 양주'들이 약진하고 있다.

올 1분기 블렌디드 위스키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한 반면 럼은 79%나 급증했고 보드카 데킬라 진도 30% 안팎의 신장세를 보였다.

이들 주종은 20~30대 젊은층에게 '저알코올 칵테일'로 각광받거나 특정 브랜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아직은 블렌디드 위스키가 양주시장의 95%를 차지하지만 '마이너 양주'들의 판매 신장세는 40~50대가 주도해온 폭탄주 문화에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같은 증류주여도 재료.제조법 달라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와 옥수수 등 기타 곡물 원료 위스키를 혼합해 만드는 반면,몰트 위스키는 보리를 원료로 단일 증류소에서 빚은 위스키로 맛과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

진은 보리와 귀리 등을 원료로 발효시킨 후 주니퍼베리(노간자나무 열매)를 첨가해 빚는다.

럼은 사탕수수를 원료로,보드카는 옥수수.밀.보리.감자 등을 원료로 각각 발효시킨 뒤 자작나무 숯으로 만든 활성탄으로 여과해 주로 무색을 띤다.

이들은 모두 증류주란 게 공통점이지만 재료와 제조방식은 다 다르다.

◆20~30대가 소비변화 주도

양주 소비패턴이 소득 2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저도주를 중심으로 다양화돼 '술 권하는 사회'가 '술 즐기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과 럼의 판매 증가는 바와 클럽을 중심으로 한두 잔씩 가볍게 마시는 칵테일 소비가 급증한 게 주효했다.

국내에선 '코맨더'라는 저가의 진과 럼 브랜드가 급성장했다.

주로 병 단위로 주문해 마시는 보드카와 데킬라는 20~30대 젊은 층이 취향에 따라 오렌지,맥주,커피 등을 섞어 마시는 주종이다.

'앱솔루트''스미노프'(이상 보드카)와 '호세쿠엘보''사우자'(이상 데킬라) 등 유명 브랜드들이 낯설지 않다.

또한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값이 두 배 이상인 몰트 위스키는 '글렌피딕''맥캘란' 등 유명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향과 맛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마이너 양주들의 약진

양주업계의 1분기 판매실적에 따르면 럼은 지난해 3205상자(9ℓ기준)에서 올해 5739상자로 79% 늘었다.

보드카가 전년 동기대비 36%(7716상자→1만508상자),데킬라는 30%(4800상자→6253상자) 각각 증가했다.

진도 같은 기간 2037상자에서 2637상자로 29% 늘었다.

진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96%나 급증했다.

지난해 60% 성장한 몰트 위스키도 올 1분기 13%(7771상자→8776상자) 늘었다.

반면 양주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블렌디드 위스키는 71만9108상자에서 70만2033상자로 오히려 2% 감소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