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는데 과식 운동부족 비만 등으로 인해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이 나타났다면 다른 위험요인이 없더라도 동맥경화에 걸릴 위험이 55%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김동희 소화기내과ㆍ최수연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5년 1월부터 2007년 8월까지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고객을 대상으로 목의 경동맥을 초음파 검사해 내중막(혈관의 3개층 중 동맥경화 초기에 두꺼워지는 내막 및 중막)의 두께와 혈관 내벽에 형성되는 플라크(기름찌꺼기 등 동맥경화의 초기 반흔)의 존재 여부를 조사했더니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심혈관질환 및 간염을 앓은 적이 없고 술도 전혀 마시지 않는 659명을 비알코올성 지방간 그룹(314명)과 정상 간 그룹(345명)으로 나눠 전반적 비만(체질량지수),복부비만(허리둘레),혈압,간염증 지수,혈중 콜레스테롤 및 인슐린 등을 측정한 다음 두 그룹의 경동맥 내중막 두께와 혈관내벽의 플라크 생성 여부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경동맥 혈관의 내중막 두께는 지방간 그룹이 약 0.803㎜인데 비해 정상 간 그룹은 약 0.772㎜로 측정됐다.

경동맥 플라크도 지방간 그룹은 26.4%에서 발견된 반면 정상 간 그룹의 경우 15.9%에 그쳤다.

김 교수는 "비만 인구가 늘면서 음주와 무관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고 있는 성인이 전체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동맥경화에 의한 심혈관계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간이 발견되면 식사 조절과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간에 낀 기름기를 먼저 제거하고 초음파로 경동맥을 촬영해 동맥경화 진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