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오(VIZIO)'는 북미 LCD TV시장에서 삼성과 소니의 아성을 위협하는 저가 신흥 브랜드다.

설립 5년 만인 작년 2분기와 3분기 연속해서 북미 LCD TV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작년 4분기엔 12.4%의 시장점유율로 삼성(14.2%)과 소니(12.5%)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TV시장의 신흥강자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변변한 자금도 없이 아이디어 하나로 TV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비지오의 최고경영자(CEO)는 윌리엄 왕(사진).올해 44세인 왕 사장은 대만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성장했다.

남가주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컴퓨터 모니터 생산업체로 IBM 등에 납품하는 대만의 타퉁사에 취직했다.

그러던 중 2002년 평판 TV를 1만달러에 판다는 필립스의 광고를 보고 '영감'을 얻게 된다.

값싼 평판 TV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당시 컴퓨터 모니터는 이른바 배불뚝이 모니터에서 평판디스플레이로 옮겨가던 시기였다.

모니터에 사용되는 많은 부품이 TV에도 사용된다는 점을 안 왕 사장은 미국에 있는 집을 담보로 60만달러를 빌려2002년 10월 비지오를 설립했다.

다음해인 2003년 1월 왕 사장은 미국 할인판매업체인 코스트코의 경영진을 만난 46인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를 3800달러에 공급하겠다고 제안,경쟁사의 절반에 불과한 파격적인 가격으로 코스트코에 납품했다.'반값 TV'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왕 사장은 2004년 200만달러를 추가로 조성해 판매하는 TV종류를 두 가지에서 다섯 가지로 늘렸다.

판매대상도 또다른 할인업체인 월마트의 샘스클럽 등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2006년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5배나 급증한 70만대로 불어났다.

매출액도 2005년 1억4200만달러에서 2006년엔 7억달러,작년엔 20억달러로 불었다.

왕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소니의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저가경쟁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며 "TV종류를 다양화하고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로 판매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