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15일(현지시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양국 의회의 비준을 촉구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 도착한 뒤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교포 간담회,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연설 등을 잇달아 가진 자리에서 "올해 한ㆍ미 FTA를 맺게 되면 양국관계는 포괄적 동맹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미국이 한ㆍ미 FTA를 승인하면 한국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ㆍ미 FTA 비준을 양국 간 동맹관계 외연 확대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이 대통령은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동포와의 대화에서 "(19일 예정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양국 간 다소 손상을 입은 관계를 회복하려고 한다"며 "'미국이 한ㆍ미 FTA를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동맹 강화 문제 못지 않게 경제 이슈를 비중있게 취급할 계획이며,그 중심에는 FTA가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FTA가 '한국에만 유리한가'하는데 한국보다는 오히려 미국에 더 유익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다 어렵지만 동아시아만은 고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한ㆍ미 FTA를 하면 미국이 동아시아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FTA를 통해 한국은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으며,미국은 선진화된 서비스 산업을 한국에 진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ㆍ미 FTA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최대한 조성해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호텔에 들어올 때 보니 많은 FTA 반대 시위자들이 있더라"며 "(그러나) FTA는 한ㆍ미 양국에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측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조치들과 관련，"군사적 발언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이런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으로 도움을 주는데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이)마음을 열고 서로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도움을 줄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에 조건 없이 인도적 지원을 할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당분간 남북관계가 진통을 겪더라도 정부의 대북정책을 흔들려는 북한의 압박에 동요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뉴욕=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