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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전문 해커 왜 못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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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커는 다들 나쁘다고 생각하니까 어디 가서 말도 못했죠.기술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어서 혼자 공부했어요."

    지난 15일 끝난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2008'(한국경제신문사 소프트포럼 공동주최)에서 2등 상을 받은 고3 학생의 푸념이다.

    이 학생은 24시간 꼬박 밤을 새워 와우해커가 출제한 10개 문제를 풀었고 상금도 받았다.

    하지만 뿌듯한 표정 뒤에는 불안한 마음이 엿보였다.

    신상이 알려질까 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해커(보안의 허점을 찾아내는 기술자)를 나쁘게 보는 시각 때문이다.

    해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일반인뿐 아니라 정부기관에도 뿌리깊이 박혀 있다.

    지식경제부는 주최 측의 대회 참석요청에 대해 "해킹대회요?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인 것 같은데요"라며 회피했다고 한다.

    방통위에선 "해킹 관련 행사는 솔직히 좀 부담스럽네요"라고 응답했다는 후문이다.

    '해킹'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 것.급기야 코드게이트 주최 측은 해킹대회가 아닌 해킹방어대회로 이름을 바꿔야 했다.

    한국이 해커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지금 외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중국과 미국 정부는 국가차원에서 해커를 양성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해커를 키운다는 소식이 들린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전문 해커를 양성하지 않고는 보안기술을 개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안기술의 허점을 빨리 찾아 방어기술을 만드는 화이트 해커(white hacker)가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국이 해커를 양성하지 않은 사이 보안위협 수준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접수된 국내 해킹피해건수는 2만1732건이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올 1분기에 악성코드를 심어서 정보를 빼내려는 크래커(cracker:해킹을 악용하는 사람)에게 공격당한 웹사이트가 전년 동기 대비 41.9%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뛰어난 해커들이 많지만 정부가 해커 육성정책을 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앤서니 림 싱가포르보안협회 회장)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민지혜 산업부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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