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곡물 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농산물 수입국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요동치는 국제 곡물가격에 중국발 쇼크가 본격적으로 가세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 1~2월 중국의 농산물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63억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83억달러로 77.4%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만 해도 농산물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냈지만 올 들어 20억달러의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곡물량으로는 수출이 무려 71.5% 감소한 67만3000t에 달한 반면 수입은 10.5% 줄어든 데 그친 37만8000t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관세 부과 등 곡물 수출통제로 옥수수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5% 급감한 6만2500t에 그쳤다.

보리 수출도 17만1000t으로 36.4% 줄었다.

반면 쌀 수출은 34만5000t으로 35.6%의 증가율을 보였다.

쌀 수입도 13만9000t으로 13.4% 늘어났다.

쌀 수출이 증가한 것은 쌀 부족으로 사재기가 나타난 홍콩 마카오 등지로의 공급을 늘렸기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콩기름 등 식용유도 수출이 25.9% 줄어든 3만1000t에 그친 반면 수입은 126만3000t으로 7.3% 불어났다.

축산물의 경우 수출이 6억4000만달러로 12.0% 늘어난 데 그쳤으나 수입은 11억3000만달러로 51.5% 증가했다.

중국이 농산물 순수입국으로 전환된 것은 국제적 식량위기가 가시화됨에 따라 수출을 적극 통제하는 등 식량안보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12월 84개 곡물류에 적용되던 13%의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을 폐지했으며 올 1월부터는 곡물수출에 대해 5~25%의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밀가루 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에 대해 수출쿼터제를 실시하는 등 보다 직접적인 통제에 나서고 있다.

농산물 생산이 거의 없는 홍콩과 마카오에 공급한 쌀 등 곡물이 다른 나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제3국 수출금지령도 발동했다.

중국 정부가 수출통제를 통한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동북지방 가뭄으로 올해 옥수수 등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어 곡물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잉 농업부 부부장(차관)은 "주요 곡물 비축량이 5년 전 500억t에서 현재 150억t으로 줄기는 했지만 수요는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동북지방의 가뭄으로 주요 농산물의 생산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식량수입을 확대할 경우 곡물가격은 앞으로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