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겨우내 움츠려있던 인체가 고온과 햇빛 등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어지럼증의 훨씬 흔한 원인은 귓속의 인체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어지럼증은 원인과 증상이 각양각색이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세상이 빙빙 도는가 하면 멀미가 나는 것처럼 속이 거북하고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술 취한 사람처럼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든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흔히 어지럼증하면 빈혈을 떠올린다.

빈혈은 몸 속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다.

그러나 채성원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의 실제 가능성은 1% 미만인데 그것도 교통사고 등으로 피를 다량 흘려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지럼증의 95% 이상이 귓속 전정기관 이상과 연관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기증을 느낀다고 해서 자가진단으로 함부로 철분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

아울러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어지럼증을 더 자주 호소하게 되므로 방안에서만 누워 지내며 병을 키우는 것도 좋지 않다.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매우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유발된다.

그러나 적기에 치료받으면 비교적 빨리 치료될 수 있다.

전정기관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말초성이 대부분이며 20% 미만이 중추성이다.

말초성 어지럼증으로는 △갑작스럽게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기능의 일부 또는 전체가 염증에 의해 사라지는 전정신경염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는 메니에르병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이석(耳石) 기관이 제 위치에서 떨어져 나오는 이석증 등이 있다.

뇌 이상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은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뇌경색이나 뇌출혈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전정신경염은 비교적 흔하고 치료결과가 매우 양호한 병에 속한다.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유력한 원인인 만큼 체력관리에 힘쓰는 게 중요하다.

배우 한지민과 유지태가 앓고 있다고 해 화제가 된 바 있는 메니에르병은 정확한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내이의 내임파액(청각세포와 전정세포를 둘러싼 물)이 증가하거나 내이신경에 염증 또는 자가면역반응이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익경 한국경제TV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