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는 지방 아파트 분양권을 경제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전매하고 대출도 함께 떠넘기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 대구 울산 원주 등 지방 아파트 분양권을 전문 브로커들이 재산이 전혀 없거나 신상이 불분명한 제3자를 끌어들여 전매를 받게 하고 매도자로부터는 연결 수수료를 챙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투자용으로 분양받았던 계약자들은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분양권이 팔리지도 않자 중도금 대출 상환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방법으로 넘기는 것이다.

분양권을 전매받은 제3자는 입주 뒤에도 분양대금과 대출금 상환 여력이 없어 건설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A건설사는 올초 입주가 시작된 부산지역 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명의변경)건 가운데 일부가 이런 수법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 계약금은 500만원에 불과했고 중도금 대출도 이자 후불제가 적용돼 가수요가 많았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권을 판 당초 계약자들과 연락이 닿더라도 돈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려 잔금과 대출금 연체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강원도 원주의 한 아파트도 분양 당시 혁신도시,기업도시를 재료로 투자자들이 대거 매입했으나 분양가 이하로 시세가 떨어지자 이 같은 방법으로 분양권을 전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B건설사의 입주관리 담당자는 "브로커가 연결하는 제3자는 재산이 거의 없어 이자 등을 연체해도 금융권이나 건설회사가 압류를 걸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물량이 많은 지방에서 계약금이 적고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등 계약조건이 좋았던 아파트는 대부분 이런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