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ETF 환매(현금화)에 나섰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3일 이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삼성투신의 'KODEX200' ETF에 288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15일엔 2000억원을 한꺼번에 넣기도 했다.
이에 따라 'KODEX200'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일 2.92%에서 16일 23.05%로 8배 이상 높아졌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TIGER200' ETF에도 외국인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660억원을 투자, 16일 기준 'TIGER200' ETF의 외국인 지분율은 66.53%에 달했다.
우리CS운용의 'KOSEF200' ETF만 외국인이 지난 4일 지분 10.8%를 모두 정리했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본부장은 "외국인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적극적으로 환매에 나섰던 지난달과는 달리 이제 한국 증시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증권사(지정판매회사)를 통해 투자에 나선 이들의 구체적 실체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외국계 기관투자가와 투자은행(IB)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미국계 IB도 일정액을 재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표영신 미래에셋맵스 마케팅팀장은 "보유 중이던 주식을 ETF로 바꾼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들 투자가 모두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들어왔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자산운용에 있어 펀드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지수 관련 ETF를 편입하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수 관련 ETF뿐 아니라 특정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섹터 ETF에 관심을 높여갈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올 들어 업종 간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다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의 업종 내에서도 종목 간 수익률 차가 큰 점을 감안하면 관련 섹터 ETF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배 본부장은 "최근 1개월 KODEX은행 ETF 수익률은 15.73%로,섹터 ETF 내 최상위권에 있다"며 "업종 전망이 좋은 섹터 ETF를 중장기 보유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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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ETF(상장지수펀드)=코스피200이나 섹터지수 등 특정 지수에 연동되는 수익률을 얻도록 설계된 지수 연동형펀드로,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된다.
주식과 달리 증권거래세가 없으며 펀드 수수료도 낮은 게 장점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는 6개 대표지수 관련 ETF를 비롯 8개 섹터 ETF, 8개 스타일 ETF, 2개 해외지수 관련 ETF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