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혁신도시 기능 재검토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전 대상인 125개 공공기관 직원들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혁신도시 재검토 결과에 따라 지방 이전 여부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기대감과 공기업 민영화 방안에 대한 불안감이 교차하면서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는 직원이 늘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공사나 대한주택공사 직원들의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다른 공기업보다 1년 이른 2011년까지 이전을 마치기로 돼 있는 데다 혁신도시를 직접 개발해야 하는 회사 사정을 외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로 이전할 주공(경기 성남 분당 소재)의 한 직원은 "정부 정책을 무작정 반대할 수 없어 불만이 있어도 참아왔는데 혁신도시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은근히 안 내려갈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토공(분당 소재)의 김모씨는 "지방으로 가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열에 여덟,아홉은 그런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민영화 검토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한전은 전남 나주혁신도시,가스공사는 대구혁신도시로 이전이 예정돼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의 경우 당초 무조건 나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었다"며 "지금으로서는 공기업 민영화 방안이나 혁신도시 재검토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황식/장창민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