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뉴욕 증시는 인텔과 JP모건, 코카콜라의 실적 호조를 발판삼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며칠전 GE의 실적 부진에 휘청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1분기 어닝시즌에 진입하면서 뉴욕 증시는 철저히 실적에 따라 울고 웃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를 오히려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고 있지만, 당장의 수치에만 집착한 투자전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익 모멘텀 개선이 국내 증시의 빠른 회복과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만큼 좀 더 후한 점수를 줘도 될 것이란 얘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익 추정치의 변동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지난 4분기~올 1분기가 실적 저점이라는 점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17일 대신증권 양해정 투자공학팀장은 "미국 경기 침체와 유가 상승 등으로 지수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이익 추정치의 변동성은 주가와 달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

미국의 경우 외부 충격으로 예상 이익 추정이 어려워지면서 이익 추정치의 변동계수가 크게 상승했다면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팀장은 "반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변동계수는 2000년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주가도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경기는 1분기를 고점으로 둔화될 전망이나 기업이익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

미국과 달리 기업이익 추정치의 변동성도 낮아 이익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은만큼 추가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향후 전망을 나타내는 가이던스"라고 지적했다.

1분기 실적은 2분기 이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면서, 1분기 기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 감소할 전망이나 지난 4분기 대비로는 3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분기 이익 수준이 저점이라는 것을 기대케하는 대목.

이 연구원은 "올 1분기가 실제로 지난 4분기의 저점을 딛고 일어서는 국면이라면 본격 랠리의 기대를 가지고 있는 2분기 이익 증가세 측정을 위한 각도기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분기엔 디스플레이와 가전/부품, 제약, 해운, 조선 업종의 이익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보이고 2분기에는 디스플레이와 해운, 가전/부품 업종이 실적 개선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분석.

2분기 시장이 기대하는 랠리가 찾아온다면 이들 업종들이 선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