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펀드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잊어버릴만 하면 언론에 등장하는 기사가 펀드선택 요령에 관한 것이다.

펀드선택의 주요 요점을 간추리면 △3년 이상 수익률을 점검할 것 △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것은 피하고 순증하는 펀드를 선택할 것 △수수료를 따져 볼 것 등이다.

이런 내용들은 모두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과거가 미래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주요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과거 수익률이다.

이는 중학교 때 우등생이 고등학교에서도 우등생이 될 것을 100% 장담할 수는 없어도 과거 수익률이 좋았던 것이 그렇지 않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따른 전략이다.

펀드 규모도 마찬가지다.

펀드 규모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하나는 작아서 생기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커서 발생하는 문제다.

규모가 너무 작은 펀드는 환매규모가 커질 경우 보유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가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규모가 너무 크면 운용금액이 커져 너무 많은 주식을 보유해야 하거나 아니면 소수 핵심종목을 매입하는 전략을 구사할 경우 주가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주장들은 충분한 근거와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준은 이런 주장에는 담겨 있지 않다.

펀드 비즈니스란 어찌보면 매우 간단한 것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하지만 싸고 비싼 기준은 누가 결정하는 것일까.

제3의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기관이나 개인이 내리는 것이 아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내리는 것이다.

그런 결정의 중심에는 바로 'CIO(최고 투자 책임자)'가 있다.

간단히 말해 그 회사의 CIO를 보면 펀드의 성격과 투자 철학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주요 연기금이나 대형투자기관이 펀드에 투자할 때 일차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그 펀드를 담당하고 있는 CIO와 펀드매니저가 누구인가이다.

왜냐하면 왕왕 CIO가 교체됨에 따라 수익률이 급격하게 변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수익률이 좋더라도 새로 바뀐 펀드매니저가 좋지 않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저명한 가치주 펀드 트위디 브라운의 CIO인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펀드투자로 성공하는 비결은 처음에 좋은 펀드매니저를 선택해 그와 오랫동안 거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펀드선택법에서 한 가지 기준을 첨가할 필요가 있다.

바로 CIO가 오랫동안 바뀌지 않고 꾸준한 수익률을 올리는 회사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