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규진씨(가명.41)는 최근 펀드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맘이 편치 않다.

정씨는 지난 3월17일 코스피 지수가 1600선 밑으로 떨어지자 다음날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단기적으로 낙폭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10% 정도의 수익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들어간 것이다.

일단 그의 판단은 맞았다.

한 달 만에 지수가 1750선을 회복하고 펀드수익률도 1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정씨는 곧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1800선이 단기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문기사 등을 보면 환매를 하고 싶지만 가입 후 3개월 전에 환매할 경우 수익금의 30%를 중도환매 수수료로 지불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유용한 펀드가 '엄브렐러 펀드'다.

엄브렐러 펀드는 하나의 모펀드 아래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여러 개의 자펀드가 모여 만들어진 상품이다.

요즘처럼 널뛰기 장세에서 이 펀드가 돋보이는 건 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펀드로 갈아탈 수 있어서다.

국내 출시된 엄브렐라 펀드는 국내 코스피 지수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펀드와 업종별로 갈아타는 펀드,국가 간 옮겨타는 펀드 등이 있다.

정씨가 만약 일찌감치 국내 코스피 지수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펀드에 가입했다면 지금쯤 수월하게 대안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펀드'의 정통 주식형펀드인 '나폴레옹주식1'에 가입했다 지금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 주가지수 하락시 수익이 발생하는 'BEAR인덱스파생상품1'로 갈아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외펀드에 관심이 있다면 국가별 엄브렐러 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글로벌엄브렐러인덱스펀드'의 경우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 브라질 중부유럽 등 지역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 증시의 최근 빠른 상승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타면 된다.

1년간 12번까지 수수료 없이 투자국가를 바꿀 수 있다

업종별로도 갈아탈 수 있다.

IT(정보기술) 금융 소비재 기초산업재 기초소재 인프라 등의 섹터 중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펀드에 그때 그때 옮겨탈 수 있다는 얘기다.

환매기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통 국내 주식형펀드를 환매하고 돈을 받으려면 환매일로부터 사흘,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일주일 이상 각각 걸린다.

반면 엄브렐러 펀드는 펀드 간 차이는 있지만 대개 이보다 1∼2일 짧다.

한국펀드평가 신건국 과장은 "엄브렐러 펀드는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약세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그러나 초보 투자자가 섣불리 가입하고 갈아타다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