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M&A 이슈로 떠오른 제일화재에 대해 하루만에 뒤바뀐 분석을 내놔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제일화재 주가에 메리츠 그룹의 인수·합병(M&A) 추진은 호재이나 높은 주가 수준과 M&A 무산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이태경 애널리스트는 "M&A 과정에서 일시적 급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주가수준은 매력적이라 보기 어렵다"며 "제일화재의 올해 (비상위험준비금을 제외한) 수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5.2배, 수정 주가순자산비율(PBR) 2.07배로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8일 키움증권은 전날 기준가보다 15%나 오른 제일화제의 주가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지 않다"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규제 및 보험사 투자 행위 규제 완화에 따라 보험업체의 영업권 프리미엄이 예전보다 고평가되고 있다"며 "제일화재보다 내재가치가 빈약했던 대한화재의 영업권이 1552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0억원의 영업권 추정치만을 반영하더라도 제일화재의 현 주가 기준 수정 PBR은 0.95배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믿고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하루 만에 바뀐 평가에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17일에는 보고서를 쓰기 전까지 메리츠화재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아 신중히 투자하라는 뜻으로 보고서를 냈다"며 "M&A 재료 등을 전부 제외하고 보수적인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을 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17일자 보고서에서 그는 제일화재가 독자 생존을 고집해 M&A가 무산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18일자에서는 이같은 분석이 빠져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M&A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제외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키움증권 홈페이지에서 지난 17일자 제일화재 보고서는 삭제된 상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