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East!(동아시아를 배우자)' 중동 지역에 동아시아 교육시스템을 배우기 위한 열풍이 거세다.

특히 한국은 최근 주요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곳이 두바이가 속해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다.

UAE는 당초 일본을 인적개발 표본으로 삼았으나 그 대상을 한국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자원도 없는 전쟁폐허였던 한국이 단기간에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에 독특한 인재개발 및 교육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경 글로벌인재포럼의 첫 해외 컨퍼런스 지역으로 두바이가 선정된 것은 UAE의 이런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2회 한경 글로벌인재포럼 때에도 카타르 국가예술ㆍ유산위원장인 미샬 빈 왕자 등 중동 중동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한국 배우기에 적극적이다.

사우디는 단기간 안에 매년 300명의 국비유학생 한국으로 보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유학생 파견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학생 규모를 5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당장 필요한 인력은 전세계 각국에서 최우수 인재를 아웃소싱(조달)하는 전략을 펴고있다.

쌍용건설이 지은 두바이의 랜드마크 빌딩 '에미레이츠타워'옆에는 '더 게이트'(The Gate)라고 불리는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가 있다.

이곳에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가 입주해 있다.

두바이 금융의 중심지인 이 곳은 두명의 '데이비드' 때문에 더 유명하다.

한 명은 두바이 금융감독청(DFSA)의 데이비드 노트 청장이고 다른 한명은 두바이국제금융센터기구(DIFCA)의 데이비드 엘든 회장이다.

두 사람은 모두 외국인이다.

노트 청장은 호주 출신으로 고국에서 증권투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엘든 회장은 영국이 고향이다.

HSBC그룹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회장까지 지냈다.

이들은 현지 출신들을 제치고 두바이 금융당국 수장직을 맡고 있다.

우수 인력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영입하면서 두바이는 이제 '글로벌 인재들의 천국'으로 부상했다.

◆두바이 인력개발 모델은 한국

두바이 등이 속해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최근 한국의 인적자원시스템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이두희 아ㆍ태평양 국제교육협회장은 "중동의 경우 자원빈국인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교육시스템에 관심을 갖고있다"며 "일본을 벤치마킹하려던 아랍에미리트도 그 대상을 한국으로 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포럼이 21,22일 이틀간 두바이에서 열리게 된 것도 이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뿐만아니라 한국도 창의와 상상력으로 꿈의 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두바이의 인재유치 시스템 등 배울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유브 카짐 두바이 날리지 빌리지 대표는 "이번 포럼은 중동지역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과 한국이 인재개발을 위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턴 모집에 아이비리그 출신 수백명 지원

두바이는 인구 170만여명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외국인이다.

'인종 용광로(melting pot)'로 불리는 미국의 '중동판'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외국인들은 두바이 사회 전반에 포진해 '두바이의 기적'을 이끌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왕세자의 싱크탱크 그룹이 대표적이다.

이 그룹에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출신 위주로 구성된 글로벌 인재 2000여명이 속해 있다.

이들은 인공섬 '팜 아일랜드',초대형 관광ㆍ레저단지 '두바이랜드' 등 두바이의 대형 프로젝트 계획 수립과 사업 추진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기관에도 외국계 인재들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DFSA의 경우 노트 청장을 비롯,전체 직원중 외국인 비율이 90%에 이른다.

이사 12명 가운데 두바이 현지 출신은 단 2명 뿐이다.

다른 기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사무관에서 국장직까지는 유럽와 인도 출신들이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

기업들도 외국인 인재 끌어들이기에 적극적이다.

두바이 국영 개발회사인 타트위어는 지난해 인턴십 공채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 외국인 20여명을 뽑았다.

당시 지원서를 낸 아이비리그 출신 외국인들은 수백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에는 4만5000여명의 금융회사 직원 가운데 3만명 이상이 외국인이다.

수출입은행 DIFC사무소의 이태형 부부장은 "유럽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대학 졸업장 있으면 5년 비자 줘

두바이에 전세계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는 데에는 모하메드 왕세자의 '흑묘백묘(黑猫白猫)식' 인재 정책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식민종주국이었던 영국 출신인 엘든 회장이 DFSA 사령탑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민족주의자들은 이를 문제삼기도 하지만 지도자 모하메드는 "나라 발전에 무슨 국적 타령이냐"고 일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는 외국인 인력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고급 인력들에 대한 혜택이 많다.

4년제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으면 5년짜리 체류 비자를 내준다.

일부 과학기술자에게만 최대 3년 비자를 발급해주는 한국과 대비된다.

두바이=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