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 스님 "출가는 집착을 끊는 것 속세와 단절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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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줘야 할 스님들도 울고 싶을 때가 있어요.
특히 수행에 진전이 없고 장애에 걸려 헤어나지 못할 만큼 심신이 고달파질 때,간혹 출가 승려의 틀조차 한계로 느껴질 때,종단에서 부끄러운 일이 불거질 때…."
탐조(探鳥)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충남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45)의 고백이다.
잿빛 가사를 입은 스님이라고 어찌 감정과 욕망이 없겠는가.
다만 그 감정과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중 노릇' 23년째인 주경 스님이 출가수행자로서의 삶과 생각을 담은 책 '나도 때론 울고 싶다'(불광출판사)를 펴냈다.
강원과 선방,성지순례 길 만행에서 수행하던 이야기와 스님들의 산사 생활,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인연,함께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도반(道伴)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불교에 심취해 대학 졸업 직후 덕숭총림 수덕사로 출가한 그는 "나에게 불교와의 만남은 최고의 인연이었고,출가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외롭고 힘들 것 같은 출가수행자의 삶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강원 시절 예불 때 목탁 치는 소임을 맡았다가 졸았던 일,출가 초기 환속을 요구하는 어머니와 매정하게 소식을 끊어버렸던 일을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명절이면 부모님께 안부 전화도 드리고 가족의 중요한 일에는 함께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는 주경 스님은 "출가의 삶은 속세와의 단절이 아니다.
세속의 애정과 집착을 끊는 것이지 인연을 끊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부모와 함께 살 수 없게 된 초·중·고생 네 명을 키우는 '아버지'로서의 고민도 책에 담았다.
그는 "정이 조금 넘친다 싶으면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고,모자란다 싶으면 저 멀리 비켜서서 마음을 닫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혈육의 정'이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한 번 다녀가면 일주일 넘게 가슴앓이를 하고,엄마가 보고 싶어 가출했다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줄 것인가.
하지만 직접 '과외선생'이 돼 가르친 덕분인지 아이들의 성적이 부쩍 향상됐고,고교 1년생인 큰 아이는 3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자식자랑'을 하기도 했다.
296쪽,1만2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특히 수행에 진전이 없고 장애에 걸려 헤어나지 못할 만큼 심신이 고달파질 때,간혹 출가 승려의 틀조차 한계로 느껴질 때,종단에서 부끄러운 일이 불거질 때…."
탐조(探鳥)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충남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45)의 고백이다.
잿빛 가사를 입은 스님이라고 어찌 감정과 욕망이 없겠는가.
다만 그 감정과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중 노릇' 23년째인 주경 스님이 출가수행자로서의 삶과 생각을 담은 책 '나도 때론 울고 싶다'(불광출판사)를 펴냈다.
강원과 선방,성지순례 길 만행에서 수행하던 이야기와 스님들의 산사 생활,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인연,함께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도반(道伴)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불교에 심취해 대학 졸업 직후 덕숭총림 수덕사로 출가한 그는 "나에게 불교와의 만남은 최고의 인연이었고,출가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외롭고 힘들 것 같은 출가수행자의 삶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강원 시절 예불 때 목탁 치는 소임을 맡았다가 졸았던 일,출가 초기 환속을 요구하는 어머니와 매정하게 소식을 끊어버렸던 일을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명절이면 부모님께 안부 전화도 드리고 가족의 중요한 일에는 함께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는 주경 스님은 "출가의 삶은 속세와의 단절이 아니다.
세속의 애정과 집착을 끊는 것이지 인연을 끊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부모와 함께 살 수 없게 된 초·중·고생 네 명을 키우는 '아버지'로서의 고민도 책에 담았다.
그는 "정이 조금 넘친다 싶으면 한없이 어리광을 부리고,모자란다 싶으면 저 멀리 비켜서서 마음을 닫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혈육의 정'이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한 번 다녀가면 일주일 넘게 가슴앓이를 하고,엄마가 보고 싶어 가출했다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줄 것인가.
하지만 직접 '과외선생'이 돼 가르친 덕분인지 아이들의 성적이 부쩍 향상됐고,고교 1년생인 큰 아이는 3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자식자랑'을 하기도 했다.
296쪽,1만2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