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길거리에서 보기 어려웠던 쓰레기통이 다음 달부터 1990년대 중반 수준으로 다시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1995년 없앴던 길거리 쓰레기통을 오는 5월부터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가 쓰레기통 정책을 퇴출에서 원상 복구로 전환하는 것은 13년 만의 일이다.

시는 우선 올해 연말까지 1600개를 새로 설치하는 데 이어 내년에도 2250개 정도를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길거리 쓰레기통 수는 1995년 수준인 7600개 선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3750개(2월 기준)의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쓰레기통이 집중 설치되는 곳은 지하철역 입구,버스 정류장,횡단보도,쓰레기 무단투기 중점관리지역 등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시는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쓰레기통 디자인을 세련되게 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쓰레기통 증설에 나선 것은 1995년 도입된 쓰레기 종량제가 정착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쓰레기 봉투 구입이 의무화되자 경제적 부담을 느낀 일부 시민과 상인들이 가정쓰레기와 가게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런 얌체족에 대해 서울시는 쓰레기통을 없애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이에 따라 1995년 7600개 수준이던 쓰레기통은 2000년 3100개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담배꽁초 과자봉지 껌 등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버릴 곳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은 쓰레기를 20∼30분씩 들고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또 일부 시민이 길거리에다 쓰레기를 버리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돈을 주고 쓰레기 봉투를 구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정착돼 가정쓰레기를 거리에 버리는 사례가 줄어들어 정책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