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고 싶으세요? 그럼 상사보다 후배들에게 잘보이세요."

현대차 최초로 영업사원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이문수씨(60)가 지난 30년 동안의 직장생활 성공 노하우를 담아 '끌리는 상사의 조건'이란 책을 펴냈다.

그는 1975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5년 부사장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전국 꼴찌 영업본부를 1등으로 올려놓는 등 기록적인 성과를 보였는데,그 비결은 후배들의 마음을 얻는 데 있었다는 것.

"1994년 처음으로 서울 강서지역본부 책임자로 발령받았을 때는 실적이 워낙 나쁜 곳이어서 앞이 캄캄했어요."

그는 이때부터 30여개 지점을 아침 저녁으로 찾아다니며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갔다.

술자리에서 만나는 영업소 직원 700여명의 이름을 줄줄이 불러주면 눈물을 보이는 직원도 있었다.

"그때 민심을 얻으면 천심을 얻는다는 말을 실감했죠."

실적도 껑충 뛰었다.

마침 상사평가제가 도입되면서 1998년 상무로 전격 승진했다.

외환위기로 열심히 일하던 사람도 회사를 떠나는 시절이어서 기쁨은 더 컸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은 승진의 기쁨이 채 식기도 전에 아들을 사고로 잃고,방광암 선고까지 받는 아픔을 겪는다.

이 전 부사장은 2000년 퇴원 후 영업실적 꼴찌를 기록한 부산본부로 발령났다.

주위에선 그만두라는 얘기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는 '직장이 내 인생의 역사를 만드는 현장'이란 생각이 번쩍 들었다.

성치 않은 몸으로 기저귀를 차고 뛰며 전보다 더 열심히 후배들을 챙겼다.

그리고 6개월 후 열린 상반기 결산대회에서 그는 전국 1등 깃발을 흔들었다.

"상사의 눈에 들려고 부하직원들을 쥐어짜는 사람이 많은데,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그건 서로를 망가뜨리는 일이에요.

부하직원들을 마음으로 이끌어야 생산성도 오르고 승진도 따라오지요.

어떤 직원이 자신이 싫어하는 상사를 위해 몸을 던지겠어요."

이 전 부사장은 현재 인재교육전문기관인 King-Way 인재개발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