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께 물량조정 확정 앞두고 '시위' … 울산공장은 "특근할 일감 달라" 농성

NF쏘나타,그랜저TG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노조원들이 19,20일 또 특근을 거부했다.

이와 함께 사측이 '생산성 향상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무기한 특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선 생산물량이 남아도는 아산공장 노조원들이 오는 23일께로 예정된 노사공동위원회의 물량조정안 확정을 앞두고 일감을 뺏기지 않기 위해 일종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산공장 노조원들은 지난 주말에도 특근을 거부,이달 들어 한 차례도 휴일 특근을 하지 않았다.

사측이 최근 제시한 △생산라인 탄력 운영 △특근 때 잉여인력 축소 △점심.퇴근시간 준수 등 생산성 향상안이 '생산물량 이전'을 염두에 둔 방안이란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아산공장 노조 관계자는 "생산라인 탄력 운영을 통해 우리 일감을 울산의 다른 공장으로 이전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며 "사측이 이 안을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특근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산공장이 현재 특근을 통해 생산하는 물량은 하루 600여 대다.

회사 측은 이달 여덟 차례의 특근 가능일 중 최소 네 차례 특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 차질 물량은 이달에만 2400여 대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가 특근을 계속 거부하면 다음 달 수출 선적물량부터 본격적인 차질을 빚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감이 넘치는 데도 특근을 거부하고 있는 아산공장과 달리,울산1공장 노조원들은 특근을 배정해 달라며 지난 14일부터 농성에 돌입했다.

1공장은 클릭,베르나 등 인기가 낮은 소형차를 전담 생산,휴일 특근이 필요없다.

이 역시 물량조정안 발표를 의식한 행동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1공장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작년 클릭 생산물량 일부를 인도로 이전하는 대신,신차종을 1공장에 투입키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대의원 20~30명이 번갈아 공장 내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1공장 노조원들은 지난달 초 같은 이유로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아반떼,i30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울산3공장은 올해 양산 예정인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의 물량을 나눠달라며 이달 초 특근을 거부한 데 이어 연일 중앙노조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제네시스 쿠페 생산물량은 포터나 그랜드스타렉스 등만 만드는 탓에 일감이 부족한 울산4공장에 배정돼 있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지난 주말에도 노사공동위 실무협의를 열어 23일께 물량조정안을 내놓기로 했다.

물량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노사나 각 공장 간 이견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때까지 최종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사공동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중앙노조가 개별공장 노조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란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