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최고급 와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와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홍콩이 지난 2월 말 와인에 대한 40%의 수입관세를 없앤 이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국제와인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최고급 와인들의 가격지수인 'Liv-ex 100'은 지난달 1년 전보다 34% 올랐다.

특히 홍콩에서 가장 인기있는 와인 중 하나인 프랑스산 '샤토 라피트 로쉴드 2005'가 2년 전만 해도 3300파운드(약 660만원)였으나 지금은 세 배에 가까운 9600파운드(약 19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한국에선 이 와인을 구할 수 없고 2004년 빈티지만 병당 150만원에 극소량 유통되는 실정이다.

최고급 와인 값이 급등한 것은 최근 수년 새 아시아.러시아 부유층들이 고급 와인을 사모으기 시작한 데다 헤지펀드 투자은행 등도 와인시장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또 홍콩의 와인관세 폐지 이후 수요가 폭증한 것도 와인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런던 와인판매상 '베리 브로스&러드'의 시몬 스테이플스 이사는 "지난 2월 말 홍콩에서 관세가 폐지된 후 36시간 만에 460만파운드(92억원)어치의 와인이 팔렸다"며 "이 중 절반은 홍콩.중국에서 가져갔고，나머지는 영국 투자자들이 6~12개월 뒤 아시아에 팔기 위해 사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와인도매상 '보르도 인덱스'는 올해 홍콩으로의 와인 판매액이 평년의 두 배인 2000만파운드(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홍콩에 이어 마카오에서도 와인 수입관세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완/최진석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