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금리 급등…글로벌 금융시장 '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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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금리(LIBORㆍ런던 은행간 금리)가 급등하며 국내외 자금시장의 새로운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리보금리 상승은 국제 자금시장의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 표시 리보 3개월물은 18일 0.09%포인트 오른 연 2.9075%를 기록,6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리보는 16일 이후 사흘 새 0.174%포인트나 올랐다.
작년 8월 미국 신용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금리 결정에 활용되는 6개월 만기 리보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한 주간 0.33%포인트나 상승하며 3.01875%를 기록했다.
리보금리가 급등한 것은 리보금리 감독을 담당하는 영국은행연합회(BBA)가 리보 산정에 참여한 은행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신용경색으로 자금줄이 마른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물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실제 거래보다 금리를 낮춰 보고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리보는 런던의 16개 주요 은행들이 간밤에 다른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얼마의 이자율을 적용받았는지를 로이터통신이 보고받아 매일 아침 공시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들이 실제보다 금리를 낮춰 신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보는 기업 대출과 개인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외자차입 등 대부분 국제 금융거래의 기준 금리로 통용되고 있다.
금융정보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대출 중 금리가 리보에 연동된 대출은 9조달러에 달한다.
지난 한 주간 리보 상승으로 기업은 연간 180억달러의 추가 이자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또 리보는 9000억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의 기준이 된다.
50만달러의 변동금리 조건 모기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월 100달러가량 늘어나게 된다.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 시장도 리보 상승으로 더 냉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개발업체들은 대부분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자부담 증가는 결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부동산 개발업체 라드코의 피터 피츠제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보가 3%를 넘어 4% 선에 오른다면 재앙에 가까운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보 급등은 국내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은행이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외화를 차입할 때 대부분 리보에 일정 정도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더한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 뉴욕에서 1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때 조달금리는 '리보+1.45%포인트'였다.
따라서 리보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대출 금리 상승과 고객의 이자부담 증가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들의 대외채무 잔액은 1354억달러에 달한다.
조달금리가 모두 리보에 연동돼 있다고 가정하면 리보가 1%포인트 상승 시 연간 13억5400만달러(약 1조3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국제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으로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가산금리가 크게 높아져 있는 상황인데 기준금리인 리보마저 오르면서 비용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자연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장진모 기자 yooby@hankyung.com
리보금리 상승은 국제 자금시장의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 표시 리보 3개월물은 18일 0.09%포인트 오른 연 2.9075%를 기록,6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리보는 16일 이후 사흘 새 0.174%포인트나 올랐다.
작년 8월 미국 신용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금리 결정에 활용되는 6개월 만기 리보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한 주간 0.33%포인트나 상승하며 3.01875%를 기록했다.
리보금리가 급등한 것은 리보금리 감독을 담당하는 영국은행연합회(BBA)가 리보 산정에 참여한 은행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신용경색으로 자금줄이 마른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물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실제 거래보다 금리를 낮춰 보고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리보는 런던의 16개 주요 은행들이 간밤에 다른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얼마의 이자율을 적용받았는지를 로이터통신이 보고받아 매일 아침 공시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들이 실제보다 금리를 낮춰 신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보는 기업 대출과 개인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외자차입 등 대부분 국제 금융거래의 기준 금리로 통용되고 있다.
금융정보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대출 중 금리가 리보에 연동된 대출은 9조달러에 달한다.
지난 한 주간 리보 상승으로 기업은 연간 180억달러의 추가 이자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또 리보는 9000억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의 기준이 된다.
50만달러의 변동금리 조건 모기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월 100달러가량 늘어나게 된다.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 시장도 리보 상승으로 더 냉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개발업체들은 대부분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자부담 증가는 결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부동산 개발업체 라드코의 피터 피츠제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보가 3%를 넘어 4% 선에 오른다면 재앙에 가까운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보 급등은 국내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은행이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외화를 차입할 때 대부분 리보에 일정 정도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더한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산업은행이 지난 2월 뉴욕에서 1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때 조달금리는 '리보+1.45%포인트'였다.
따라서 리보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대출 금리 상승과 고객의 이자부담 증가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들의 대외채무 잔액은 1354억달러에 달한다.
조달금리가 모두 리보에 연동돼 있다고 가정하면 리보가 1%포인트 상승 시 연간 13억5400만달러(약 1조3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국제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으로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가산금리가 크게 높아져 있는 상황인데 기준금리인 리보마저 오르면서 비용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자연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도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장진모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