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뜨거워지는 지구 때문에 전 세계가 법석이다.

지구가 연옥처럼 변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그 자구책으로 미국은 로키산맥에 거대한 지하도시를 계획하는가 하면,노르웨이는 극지방에 세워질 모델건물을 만드는 중이다.

중국은 유전자를 개조해 물속에서도 살 수 있는 수중인간을 만들어 내겠다는 야심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들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지표면의 온도가 당초 예상을 뛰어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 발표를 보면 지표면 온도는 1860년대 기록이 시작된 이후,1998년 최고치를 기록했고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해마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는 1월 지표면 온도가 지난 128년간의 평균보다 1.89도나 높았다고 한다.

올해는 더욱 심각하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는 미국 국가기후자료센터(NCDC)의 보고서를 인용,지난 3월 지구표면의 평균 온도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고 보도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의 온도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후유증은 앞으로 상상을 초월할 것 같다.

대재앙을 불러올 혹서,홍수,혹한,폭풍우 등의 기상이변은 농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고,해수면 상승에 따른 방글라데시의 수몰시기도 당겨지고 있다.

북극의 빙하,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날도 그리 오래지 않을 것이라는 장탄식이 여기저기서 새어 나오고 있다.

차라리 우주로의 이민이 안전할 것이라는 얘기 역시 별로 낯설게 들리지 않는다.

이제 선택은 우리 몫으로 남았다.

다같이 이 지구를 구출하든가,아니면 폭염속에 지구가 타오르도록 내버려두든가 하는 것이다.

지구를 구하는 독수리 5형제는 아니라 해도,우선 내 자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