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단렌 초청오찬..日기업전용공단 조성 등 약속

일본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들고 공동번영을 누리는 데 기업인들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東京) 데이고쿠(帝國)호텔에서 열린 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經團聯)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한일 양국은 긴밀한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의 발전과 평화를 위한 협력자, 나아가 지구촌 번영을 위한 동반자로 나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최초의 CEO(최고경영자) 출신 대통령으로,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nedly.친기업)' 노선을 천명했다"고 소개한 뒤 "취임한 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런 새 정부의 노력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일본 기업인 여러분도 이런 변화의 물결에 함께 참여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을 지목, 농담조로 "아주 무서운 노총위원장이 와 있다"고 소개하며 "이번 순방을 함께 하면서 한국 노동계의 변화된 의지를 설명,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은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적교류, 문화교류 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될 때 한일 FTA(자유무역협정)의 토대가 갖춰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랜 기간 양국은 부품소재 산업의 협력을 위해 논의를 해왔으나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일본 기업이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면서 "새 정부도 일본기업전용공단을 만들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곳에 공장용지도 값싸게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방미기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방문을 소개하며 "주가가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개장벨을 치자마자 (다우지수가) 15포인트나 올랐고 장이 끝날 때쯤 250포인트가 올랐다"면서 "미국 기업인들로부터 `경제가 어려우니 자주 와서 종을 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측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SK 최태원 회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 100여명이, 일본측에서는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 富士夫) 게이단렌 회장을 비롯한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특히 한 여성 일본인 기업가는 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일본 정치가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는데 이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면서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에 신경을 써주면 `명사마' 붐이 일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공식수행단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편 간담회가 열린 데이고쿠 호텔 앞에서는 우익단체인 `대일본애국당' 관계자들이 일본어와 한국어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칭)는 일본땅이다.

한국은 즉시 다케시마에서 떠나라"며 시위를 벌였다.

(도쿄연합뉴스) 황정욱.심인성.이승관 기자 hjw@yna.co.krsims@yna.co.kr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