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변동장에서 펀드 투자를 잘 하려면 '분산투자'가 답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품명만 보고 여러 펀드에 가입한다고 해서 과연 분산투자가 될까?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펀드 애널리스트는 21일 "펀드 이름만 보고 분산효과를 노려서는 안된다"며 "펀드의 투자지역과 종목, 위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주가 상승기와 최근 하락기를 비교해 본 결과, 하락장에서 시장간의 상관관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분산투자의 효과는 하락 국면에서 더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즉 오를 때보다 내릴 때 시장들이 서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므로 분산투자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박 애널리스트는 "펀드의 이름을 통해 흔히 예상하는 자산과 실제 운용성과는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펀드별로 실제 편입하고 있는 기초자산을 잘 살펴봐야 하며, 자산을 여러 펀드로 구성할 경우 중복이나 편중이 발생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작년 10월말 이후 코스피와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A' 펀드의 상관계수는 약 0.5로, 꽤 높은 수치가 나왔다. 상관계수가 1이면 동일한 방향으로, -1이면 정반대로, 0이면 연관성이 없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에 분산투자 대상으로 비철금속 분야를 고르고 그 중 이 펀드를 선택했다면, 예상보다 분산효과가 크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펀드와 기초자산 간의 관계 설정이 모호할 경우 자산배분의 유효성을 떨어트리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펀드를 여러 개 편입할 때 상관관계가 비슷한 펀드를 고르진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 예로 분산투자를 위해 '도이치프리미어에그리주식2-a'와 'CJ아시아인프라주식자1-C2' 펀드를 같이 편입했을 경우 모두 코스피 지수와의 상관관계가 꽤 높아 분산 효과는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