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시청하노라면 눈을 의심하게 될 때가 잦다.

아무리 따져봐도 나이가 꽤 들었을 이들이 젊디 젊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까닭이다.

40∼50대 심지어 60∼70대 역을 맡은 배우들의 눈가에 주름살 하나 없는 건 물론 여성 연예인 중엔 10년 전보다 지금 얼굴이 더 팽팽한 듯한 사람도 있다.

연예인만 그런 것도 아니다.

서른살도 안된 듯 앳된 얼굴 탓에 강의 전 나이를 공개하는 40대 대학교수도 있고,잘해야 30대 중반일까 싶은데 50대라는 기업인도 있다.

타고난 동안(童顔)이 있다곤 해도 놀랍도록 젊어 보이는 사람을 보거나 만나면 비결이 궁금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사람이 각각이니 전해지는 방법 또한 가지각색이다.

공개되는 것도 허다하거니와 알음알음으로 퍼지는 비법까지 더하면 수를 셀 수 없다.

먹고 바르고 주무르고 레이저를 쐬고 주사 놓고 수술하는 등 종류와 요법도 무한하다.

오늘은 이게 좋다더라에서 내일은 저게 정말 효과적이라더라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이 생겨난다.

물리ㆍ화학적 방법을 동원하는 건 아무래도 겁나는 법.그러니 먹거나 발라주기만 하면 된다는데 솔깃하지 않을 사람은 적다.

노화 방지제의 경우 확실하게 검증된 것은 드물다.

대부분'카더라'에 의존하는 건데도 일단 괜찮다고 소문이 나면 입에서 입을 거치면서 들불처럼 번져나간다.

노화방지를 위한 마법의 알약처럼 여겨져온 비타민 A와 E 합성제가 몸에 좋기는커녕 사망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비타민 A와 E가 들어간 항산화제 복용이 체내 면역력을 감소시킬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 일각에서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비타민 C 역시 해롭지는 않으나 특별한 약효는 없다는 보고다.

비타민 A와 E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발표도 나왔던 만큼 이들 비타민 보조제의 실효성 논란은 계속될지 모른다.

아무래도 약보다는 균형 잡힌 식생활 및 운동에 매달려야 할 모양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