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hmchoi@miraeasset.com >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계절이다.이맘 때면 토끼에게 먹일 풀을 찾아 들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나는 토끼를 키워 용돈벌이를 했다.잘 자란 토끼는 내 공책과 연필이 돼 주었다.한창 놀고 싶던 아이에겐 제법 고단한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내 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온다.그 시간들이야말로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좀 멋쩍지만 내 스스로를 부지런하다고 생각한다.정확히 말하면 부지런하고자 노력한다.간혹 주윗분들은 그동안 쉴새 없이 달려왔으니 좀 편하게 살고 싶지 않느냐고 묻는다.배려의 말인 줄 알지만 난 도전과 성취에서 더 큰 즐거움을 얻는다.독립심과 부지런함이 가져다 주는 의미있는 결과를 유년기에 체득해서다.어린 시절 배운 것은 평생을 간다.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의 틀을 결정한다.어릴 때의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최고경영자(CEO)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일이다.특히 사회 첫발을 내디디려는 청년들과의 만남은 가슴을 뛰게 한다.

내가 그들을 볼 때 중시하는 것은 사람의 됨됨이와 태도다.짧은 면접시간에도 됨됨이와 태도는 고스란히 드러난다.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의외로 경제관념이 약한 것 같다.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정작 미래에 대비하고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는 부족해 보인다.풍요한 시대를 살고 있어 돈에 대한 절실함이 덜 한 탓일까.

아니면 학교와 가정에서 경제 안목을 키워주지 못해서일까.

어려웠던 시절을 살았던 우리 세대는 본인이 깨우치건 말건 근면,성실,저축이 부자가 되는 조건임을 배웠다.힘든 환경속에서 스스로 미래에 무엇이 되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의 유전자(DNA)를 배양할 수 있었다.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경쟁사회다.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서 이겨야만 미래가 있다.이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경제교육이 필요하다.시장에 대한 건전한 사고를 통해 사회 경제적 품성을 길러야 한다.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회계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돈과 금융에 대한 마인드를 가르쳐 선진국 토양을 만들어 가야 한다.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해 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봄이 왔다는 것은 가을의 수확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다.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면 미래를 준비해 주어야 한다.그 준비의 출발점을 생각해 보는 계절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