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백만장자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0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백만장자도 10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PB)와 부동산 조사업체 나이트프랭크가 21일 공개한 '2007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백만장자(사는 집을 제외한 순수 자산이 100만달러가 넘는 사람)는 지난해 4.5% 증가해 800만명에 달했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경제대국과 카자흐스탄 같은 자원부국에서 특히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석유나 광석 수출이 많은 브라질 캐나다 호주 러시아에서도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등에 힘입어 각각 8500명이 넘는 백만장자가 새로 탄생했다.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 인구의 1%가량인 31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보유 자산 1억달러 이상의 억만장자도 세계에서 46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76만5000명,영국 55만7000명 순이었다.

특히 런던 고급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국에서는 지난해 억만장자가 40% 늘어난 49명으로 기록됐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백만장자가 14% 급증,37만3000명에 달했다.

한국에는 전년보다 6% 늘어난 10만9000명의 백만장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11만4000명)보다 적고 남아프리카공화국(10만7000명)보다는 많다.

억만장자는 전년의 12명에서 11명으로 줄었다.

부자들의 투자 습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투자수단 50% 이상이 여전히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주거지는 런던으로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장 집값이 비쌌다.

이어 '세금 천국'인 모나코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인 생장카프페라가 값비싼 주거지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신용경색과 주택 경기 침체로 아일랜드와 미국 일부 고급 주거지의 집값이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다며 올해 백만장자들의 자산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백만장자 증가율이 해당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GDP 증가율을 모두 웃돌았다며 이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