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달러부족 '엇갈린 해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행권의 '달러 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놓고 시중은행과 외환 당국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
은행들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한국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은행들의 모럴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등 국내 11개 은행의 자금부장들은 지난 18일 재정부가 소집한 '외화유동성 점검회의'에서 한은의 통화 스와프시장 참여 확대를 요구했다.
통화 스와프시장은 달러화와 원화 자금을 교환하는 시장으로 한은이 여기서 외환보유액을 풀면 시장에 달러 자금이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산금리가 급등하는 등 외화자금 조달이 힘들어졌다"며 "한은이 스와프시장 참여를 늘리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국내 은행들은 고금리로 외화자금을 조달하는데 한은은 해외에서 저금리로 외환보유액을 굴리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한은은 스와프시장 참여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부족은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전 세계적 현상인 만큼 한은이 직접 나서 구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은행들은 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조달쪽 사정이 나빠지면 외화대출 등 운용쪽을 줄여야 한다"며 "무조건 한은에 손을 벌리는 것은 모럴해저드"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최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가산금리가 뛰기는 했지만 자금 조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그나마 최근에는 가산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평균가산금리는 지난 3월31일~4월4일 52bp(베이시스포인트)까지 뛰었지만 이후 42bp로 하락했다.
또 국내 통화 스와프시장에서 미 달러화와 원화 자금을 교환할 때 적용되는 통화스와프(CRS)금리(3년물 기준)는 지난달 17일 1.50%에서 이달 18일에는 2.83%까지 올랐다.
CRS금리는 국내 외화자금시장의 수급을 반영하는 지표로 금리가 상승할수록 외화자금 사정 호전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한은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 해외에선 '한국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한은과 (스와프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협의는 할 수 있지만,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일시적으로 외화유동성 사정이 안 좋은 것이기 때문에 한은이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고,은행들이 외환 관련 비즈니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용어풀이]
◆통화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통화 스와프시장에선 주로 원화 자금과 달러 자금이 교환된다.
이 때 적용되는 금리가 통화스와프(CRS) 금리다.
CRS 금리가 상승하면 외화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한국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은행들의 모럴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등 국내 11개 은행의 자금부장들은 지난 18일 재정부가 소집한 '외화유동성 점검회의'에서 한은의 통화 스와프시장 참여 확대를 요구했다.
통화 스와프시장은 달러화와 원화 자금을 교환하는 시장으로 한은이 여기서 외환보유액을 풀면 시장에 달러 자금이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산금리가 급등하는 등 외화자금 조달이 힘들어졌다"며 "한은이 스와프시장 참여를 늘리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국내 은행들은 고금리로 외화자금을 조달하는데 한은은 해외에서 저금리로 외환보유액을 굴리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한은은 스와프시장 참여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부족은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전 세계적 현상인 만큼 한은이 직접 나서 구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은행들은 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조달쪽 사정이 나빠지면 외화대출 등 운용쪽을 줄여야 한다"며 "무조건 한은에 손을 벌리는 것은 모럴해저드"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최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가산금리가 뛰기는 했지만 자금 조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그나마 최근에는 가산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평균가산금리는 지난 3월31일~4월4일 52bp(베이시스포인트)까지 뛰었지만 이후 42bp로 하락했다.
또 국내 통화 스와프시장에서 미 달러화와 원화 자금을 교환할 때 적용되는 통화스와프(CRS)금리(3년물 기준)는 지난달 17일 1.50%에서 이달 18일에는 2.83%까지 올랐다.
CRS금리는 국내 외화자금시장의 수급을 반영하는 지표로 금리가 상승할수록 외화자금 사정 호전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한은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 해외에선 '한국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한은과 (스와프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협의는 할 수 있지만,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일시적으로 외화유동성 사정이 안 좋은 것이기 때문에 한은이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고,은행들이 외환 관련 비즈니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용어풀이]
◆통화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통화 스와프시장에선 주로 원화 자금과 달러 자금이 교환된다.
이 때 적용되는 금리가 통화스와프(CRS) 금리다.
CRS 금리가 상승하면 외화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