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급성장이 하드웨어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입니다.직업훈련 시스템 등 한국이 앞서 있는 일부 소프트웨어가 접목될 경우 두바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원덕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21일 '한국과 중동의 직업기술훈련'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3세션에서 "중동이 한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인적자원개발 시스템의 핵심은 직업인들에 대한 교육 노하우"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두바이는 건설 현장이나 서비스업 등에서 일할 기능 인력을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데려오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직능 교육도 뒤따라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국가별로 서로 다른 전략에 따라 특정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는 있지만 '평생에 걸친' 능력 개발 과정이 공통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바이의 경우 170만명 선인 인구를 향후 400만명까지 늘리려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기능 인력들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이 원장은 두바이의 호텔 공항 택시 등을 이용해 보면 고객에 대한 세세한 서비스와 운영 흐름이 아직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세션에서는 직업능력개발원을 세워 정부 주도로 기능 인력을 양성했던 한국 직업기술교육 정책이 중동의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됐다.

또 대한민국 공군이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통해 조종사를 양성하는 선진 기술훈련에 대한 소개도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정택수 직업능력개발원 선임 연구원은 "직업기술 교육은 그 국가의 경제 개발과 사회적 변화에 맞춰 얼마나 능동적으로 따라가느냐가 관건"이라며 "한국은 처음 정부 주도로 시작한 단순 기능인력 양성 작업을 점차 민간에 이양하면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창조적인 인력 개발로 변화시켰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직업 교육은 1967~1996년까지 정부가 세운 일곱 차례의 5개년 경제개발 단계와 맥을 같이해 왔다.

1990년대 실업 보험이 등장하면서 기술 교육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완전히 이양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희우 공군 전투발전단장은 대한민국 공군이 2조800억원을 들여 1997년부터 8년여에 걸쳐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교육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훈련기와 교육훈련 시스템을 동시에 갖춘 'T-50 비행교육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50(별칭ㆍ골든 이글)은 한국항공우주가 대한민국 공군과 함께 개발한 초음속 비행기로 현존하는 훈련기 가운데 최고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 기종인 이탈리아의 'M-346'이나 영국의 '호크 128'이 마하 0.9의 비행 속도를 내는 데 반해 T-50은 최고 마하 1.5의 초음속 훈련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포럼 참석자들은 한국과 중동 간 상호협력 강화를 위해 국제비행학교를 중동 지역에 공동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해 볼 만하다고 제안해 주목받았다.

T-50과 교휵훈련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행학교를 공동 설립해 양측의 조종사를 함께 길러내자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한국은 인구 밀집지역이 많은 데다 공역(空域)이 좁아 비행 훈련을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광활한 사막 지역에는 인구가 거의 없는 데다 비행 공간도 넓어 조종사가 다양한 비행 기술을 교육받는 데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