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PB] PB 없이 성장 없다 … 유통업계 'PB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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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 자체 상표(PB,Private Brand) 바람이 거세다.
대형마트 1위인 신세계 이마트가 작년 10월 '가격 혁명'을 내세우며 PB상품(이마트는 PL로 표기)을 대대적으로 늘리자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올 들어 PB상품 확대와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PB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와 곡물가격 인상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은 '물가 지킴이'를 자처하며 일반 제조업체 제품보다 20% 이상 저렴한 양질의 PB 상품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PB는 대형마트와 같은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해 제조업체에 생산을 주문한 뒤 자체 상표를 붙여 파는 것이다.
PB는 유통업체가 공장에서 바로 가져와 매장에 진열하면 되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직접 개발해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는 'NB(National Brand)'보다 마케팅.유통 비용이 절감된다.
동급의 제품을 NB보다 싸게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유통업계에 PB 경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이마트다.
지난해 10월 신선.가공 식품과 생활.주방용품 중심으로 5개 브랜드 3000여 상품을 NB 상품보다 20~40% 낮은 가격에 내놓고 PB제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지난 2월에는 패션 잡화 등 3000여 품목을 추가하며 모두 18개 브랜드,1만5000여 개 품목에 이르는 PB제품군을 구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말 PB상품 5300여 종의 가격을 내렸다.
특히 NB 가격이 오른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과 가정용품 등 생필품류 PB 상품 600여 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하해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직소싱 강화와 물류 및 재고관리 효율화 등으로 인하된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올해 2000여 개 PB상품을 추가해 품목 수를 1만200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초 품질은 우수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제조업체 상품을 PB로 판매하되 제조업체 브랜드도 함께 부착해 판매하는 'MPB'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MPB와 새로운 PB 브랜드로 1500개를 추가로 선보여 품목수를 7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PB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NB에 비해 가격이나 상품 구색,품질,수익성 등에서 다양한 경쟁 요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PB의 핵심은 최저 가격.동종 NB상품을 싸게 판다고 해봐야 업체별로 50원 이상 차이나기 어렵다.
PB는 다르다.
처음부터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폭이 커진다.
PB상품의 파워가 커지면 NB 제조업체에 대한 가격 발언권도 세진다.
상품 차별화도 가능해진다.
특정 PB상품이 인기를 얻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사기 위해 자주 가는 대형마트를 바꿀 수도 있다.
상품 전반을 유통업체가 관리하다 보니 품질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각 업체들이 최근 PB상품의 품질 개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싸지만 질은 떨어지는 상품'으로 여겨지던 PB 이미지를 '합리적인 품질의 저렴한 상품'으로 바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수익성도 무시못할 요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의 마진은 NB 상품보다 일반적으로 3~5%포인트 높다"며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수익성도 좋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월마트의 경우 PB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영국 테스코는 50%를 넘어설 정도로 선진국 유통업체에서는 PB가 보편화됐다"며 "지난해 기준으로 PB 비중이 9~20% 수준인 국내 업체들도 PB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PB상품도 샌드위치 김밥 등 먹거리 위주에서 라면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과 잡화류 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훼미리마트 GS25 등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최근 제조업체뿐 아니라 외식업체와 손잡고 프리미엄급 먹거리 상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편의점들은 가격경쟁력보다는 '타사와의 차별화'가 PB상품군을 강화하는 주된 요인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PB는 저렴한 가격에 일반 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품목 위주에서 타사와 차별화해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양질의 프리미엄 상품군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대형마트 1위인 신세계 이마트가 작년 10월 '가격 혁명'을 내세우며 PB상품(이마트는 PL로 표기)을 대대적으로 늘리자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올 들어 PB상품 확대와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PB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와 곡물가격 인상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은 '물가 지킴이'를 자처하며 일반 제조업체 제품보다 20% 이상 저렴한 양질의 PB 상품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PB는 대형마트와 같은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해 제조업체에 생산을 주문한 뒤 자체 상표를 붙여 파는 것이다.
PB는 유통업체가 공장에서 바로 가져와 매장에 진열하면 되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직접 개발해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는 'NB(National Brand)'보다 마케팅.유통 비용이 절감된다.
동급의 제품을 NB보다 싸게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유통업계에 PB 경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이마트다.
지난해 10월 신선.가공 식품과 생활.주방용품 중심으로 5개 브랜드 3000여 상품을 NB 상품보다 20~40% 낮은 가격에 내놓고 PB제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지난 2월에는 패션 잡화 등 3000여 품목을 추가하며 모두 18개 브랜드,1만5000여 개 품목에 이르는 PB제품군을 구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말 PB상품 5300여 종의 가격을 내렸다.
특히 NB 가격이 오른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과 가정용품 등 생필품류 PB 상품 600여 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하해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직소싱 강화와 물류 및 재고관리 효율화 등으로 인하된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올해 2000여 개 PB상품을 추가해 품목 수를 1만200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초 품질은 우수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제조업체 상품을 PB로 판매하되 제조업체 브랜드도 함께 부착해 판매하는 'MPB'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MPB와 새로운 PB 브랜드로 1500개를 추가로 선보여 품목수를 7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PB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NB에 비해 가격이나 상품 구색,품질,수익성 등에서 다양한 경쟁 요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PB의 핵심은 최저 가격.동종 NB상품을 싸게 판다고 해봐야 업체별로 50원 이상 차이나기 어렵다.
PB는 다르다.
처음부터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폭이 커진다.
PB상품의 파워가 커지면 NB 제조업체에 대한 가격 발언권도 세진다.
상품 차별화도 가능해진다.
특정 PB상품이 인기를 얻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사기 위해 자주 가는 대형마트를 바꿀 수도 있다.
상품 전반을 유통업체가 관리하다 보니 품질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각 업체들이 최근 PB상품의 품질 개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싸지만 질은 떨어지는 상품'으로 여겨지던 PB 이미지를 '합리적인 품질의 저렴한 상품'으로 바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수익성도 무시못할 요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의 마진은 NB 상품보다 일반적으로 3~5%포인트 높다"며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수익성도 좋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월마트의 경우 PB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영국 테스코는 50%를 넘어설 정도로 선진국 유통업체에서는 PB가 보편화됐다"며 "지난해 기준으로 PB 비중이 9~20% 수준인 국내 업체들도 PB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PB상품도 샌드위치 김밥 등 먹거리 위주에서 라면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과 잡화류 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훼미리마트 GS25 등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최근 제조업체뿐 아니라 외식업체와 손잡고 프리미엄급 먹거리 상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편의점들은 가격경쟁력보다는 '타사와의 차별화'가 PB상품군을 강화하는 주된 요인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PB는 저렴한 가격에 일반 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품목 위주에서 타사와 차별화해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양질의 프리미엄 상품군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