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10일 이후 1800선 밑에서 헤매던 코스피 지수가 지난 21일 드디어 3개월여 만에 1800고지를 다시 밟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22일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에너지가 강하다는 근거를 많이 제시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상승 흐름 뒤편에 숨어있는 우려사항도 지적하고 있다.

먼저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 시장 상승의 근거들을 들여다 보자.

그 동안 꾸준히 추세가 상승으로 돌아섰음을 주창해온 하나대투증권은 추세적 상승의 징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여러 근거를 들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장단기 금리가 최근 모두 상승 반전하며 경기회복 기대가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가 깊었던 이전 시기에는 금리 인하폭이 클수록 미 증시의 상승세가 컸지만, 이제는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질수록 S&P500지수가 상승하고 있어 그 만큼 미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국증권은 우리 증시가 부진한 중국증시보다 강한 반등세를 탄 미국증시에 매우 민감하게반응하고 있는데, 미국증시의 추가 상승이 유력해 보여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임정현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증시의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형성되고 있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뚜렷하게 상승하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될 조짐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우호적 흐름에 따른 IT주들의 활약도 국내증시 강세 무드를 유효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에 발표될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시장 상승 지속의 주요인 중 하나로 봤다.

송경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에 그 동안 부진하던 조선주로까지 매기가 확산된 것으로 볼 때, 그 만큼 시장의 상승탄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한편, 상승 추세 이면의 우려점을 들여다보는 신중한 의견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의 상승세를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편안한 상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승추세가 지속되려면 기업들의 펀더멘털 회복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견조한 신흥시장과 달리 미국은 경기소비재와 금융업종의 실적추정치가 부진한 상황이다”며 우려했다.

경기소비재와 금융은 미국 경기침체 논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시장급락의 단초를 제공했던 업종이라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실적 추정치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

박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통과했고 현재 강한 상승세를 보이지만, 그 본질이 경기적 요인이 아니라 아직 금융적 요인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송경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美 기업실적 컨센서스가 양호한 점은 긍정적이나, 글로벌 증시와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점은 잠재적인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시장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맞지만 수급면에서 보면 추가상승을 자신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일부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가시화될 수 있는 지수대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피 지수 1830선을 기준으로 본격적인 매물벽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해당 지수대를 돌파하려면 현 수준 이상의 모멘텀과 시장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

전날 현물과 선물을 대량 매수한 외국인은 미국시장 등락에 따라 매매하며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들 매매에 대한 추세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