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는 22일 오전 11시 삼성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쇄신안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취임 20여년만에 퇴진하고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고객총괄책임자(CCO) 자리에서 물러나 해외현장 경험을 쌓는 방향을 모색한다.
전략기획실(실장 이학수 부회장)은 해체되고 이건희 회장의 4조5천억원 규모의 차명계좌는 실명전환후 유익한 일에 쓰는 방안을 찾는다.
전략기획실 해체에 맞물려 이학수 부회장과 전략기획실 산하 전략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김인주 사장은 잔무처리를 마친 뒤 일체의 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은 또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으며 대신 비(非)은행 금융업종 육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삼성은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으며 순환출자의 핵심 고리인 삼성카드 보유 에버랜드 주식(25.64%)을 4-5년내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회견에 직접 나와 '국민께 사과 및 퇴진 성명'을 통해 "저는 오늘 삼성 회장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저로부터 비롯된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다"면서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년전 저는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인정받는 날, 모든 영광과 결실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과 사회의 도움이 컸다"면서 "앞으로 더 아끼고 도와 주셔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워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퇴임후 삼성을 대외적으로 대표할 인물로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을 지명하고, 앞으로 계열사간 업무 협의와 조정을 맡게될 사장단회의(사장단협의회)를 실무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의 창구와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서비스를 전담하는 업무지원실을 임원 2-3명 정도로 꾸려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설치키로 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