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특검 이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최대 수혜주로 부각됐다.

이건희 회장 퇴진 쇼크로 삼성그룹주들이 대부분 하락하고 있으나 삼성카드는 22일 오전 11시 46분 현재 2.18%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지만 순환출자 핵심고리인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25.64%)은 4~5년내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구조를 깨겠다는 것.

그동안 유동화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에버랜드 지분 가치만큼 삼성카드 주가가 상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삼성생명 상장 이후 지배구조 유지 차원에서도 절실한 과제다. 삼성은 최근 삼성차 소송 1심에서 일부 패소해 2조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채권단에 지급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애초 약속대로 삼성생명을 상장해 채권단 보유 주식을 현금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주식 266만여주(13.3%)를 보유하고 있는데,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시가로 파악되는 지분 평가액이 시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되면 에버랜드는 총 자산 3조6000억원 중 삼성생명 지분이 50%를 넘기면서 금융지주회사가 되고,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는 직간접적으로 비금융 제조업체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에버랜드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보험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를 업종 구분 없이 허용하는 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보험지주사가 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 소유에는 제한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라는 조건이 달려 있기 때문에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것이다. 에버랜드의 내부지분율은 90%에 달해 삼성카드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경영권 유지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