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다시보는 CEO자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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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길에 자신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CEO(최고경영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투자를 결정할 때 CEO를 보고 하듯,자신을 보고 한국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CEO 자질을 국정 운영에 적극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국가 간 외교,혹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CEO 이미지 부각은 유용했다는 평가다.
굳이 '실용'으로 수식하지 않아도 '대한민국호(號)'가 어디로 갈지를 보여줄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유독 관(官)보다 기업을 선호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집단이 기업이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달리는데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 기관들은 25마일로 달리며 기업의 뒷다리를 잡는다고 지적했다.
뒷다리 잡는 관리가 있는 한 기업은 전쟁터인 세계 무대에서 싸워 이길 방도가 없다.
변화가 가속화되는 미래를 염두에 두면 더욱 그렇다.
민간 수혈을 통한 공무원 사회 개조론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게다.
민간의 역할이 한없이 커지는 시점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퇴진했다.
모든 허물을 떠안고 가겠다는 이 회장을 지켜보며 삼성인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무척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20여년 동안 삼성을 이끌어 온 이 회장 본인의 회한이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자식을 해외로 떠돌게 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또 어떻겠는가.
하지만 이 회장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어제의 시간표'를 과감하게 찢어버렸다.
새 일정표를 제시하며 삼성을 계속 사랑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의 퇴진 결정은 신뢰 이상의 또 다른 CEO 덕목을 엿보게 한다.
바로 최고경영자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회장은 퇴진을 만류하는 이학수 부회장에게 그동안의 관행에 일부 문제가 있었고 특검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특검 결과가 미흡하다는 일각의 분위기도 용퇴 쪽으로 마음을 굳히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손상된 신뢰를 되찾겠다는 뜻이 그만큼 강했다.
다시 한번 '이건희식 리더십'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 사람들의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미래 비전을 강조하며 항상 변화를 촉구해온 리더가 퇴장하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겠는가.
이 회장이 던진 몇 마디 화두가 삼성 경쟁력의 원천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변화가 있으면 반드시 기회도 있게 마련이다.
거부할 수 없는 변화라면 차라리 과감하게 부딪치는게 낫다.
두려움에 떨지 말고 전열을 가다듬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러나는 이 회장과 그룹 수뇌부는 물론이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남아 있는 인재들이 삼성을 다시 반석 위에 올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인재의 삼성'이 다시 시험대에 섰다.
이익원 경제부 차장 iklee@hankyung.com
투자를 결정할 때 CEO를 보고 하듯,자신을 보고 한국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CEO 자질을 국정 운영에 적극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국가 간 외교,혹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CEO 이미지 부각은 유용했다는 평가다.
굳이 '실용'으로 수식하지 않아도 '대한민국호(號)'가 어디로 갈지를 보여줄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유독 관(官)보다 기업을 선호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집단이 기업이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달리는데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 기관들은 25마일로 달리며 기업의 뒷다리를 잡는다고 지적했다.
뒷다리 잡는 관리가 있는 한 기업은 전쟁터인 세계 무대에서 싸워 이길 방도가 없다.
변화가 가속화되는 미래를 염두에 두면 더욱 그렇다.
민간 수혈을 통한 공무원 사회 개조론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게다.
민간의 역할이 한없이 커지는 시점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퇴진했다.
모든 허물을 떠안고 가겠다는 이 회장을 지켜보며 삼성인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무척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20여년 동안 삼성을 이끌어 온 이 회장 본인의 회한이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자식을 해외로 떠돌게 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또 어떻겠는가.
하지만 이 회장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어제의 시간표'를 과감하게 찢어버렸다.
새 일정표를 제시하며 삼성을 계속 사랑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의 퇴진 결정은 신뢰 이상의 또 다른 CEO 덕목을 엿보게 한다.
바로 최고경영자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회장은 퇴진을 만류하는 이학수 부회장에게 그동안의 관행에 일부 문제가 있었고 특검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특검 결과가 미흡하다는 일각의 분위기도 용퇴 쪽으로 마음을 굳히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손상된 신뢰를 되찾겠다는 뜻이 그만큼 강했다.
다시 한번 '이건희식 리더십'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 사람들의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미래 비전을 강조하며 항상 변화를 촉구해온 리더가 퇴장하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겠는가.
이 회장이 던진 몇 마디 화두가 삼성 경쟁력의 원천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변화가 있으면 반드시 기회도 있게 마련이다.
거부할 수 없는 변화라면 차라리 과감하게 부딪치는게 낫다.
두려움에 떨지 말고 전열을 가다듬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러나는 이 회장과 그룹 수뇌부는 물론이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남아 있는 인재들이 삼성을 다시 반석 위에 올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인재의 삼성'이 다시 시험대에 섰다.
이익원 경제부 차장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