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려면 '월마트 맘(Wal-Mart Moms)'을 잡아라."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4월28일자)가 '월마트 맘'이 미 대선 향방을 결정지을 새로운 핵심 유권자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해 주목된다.

'월마트 맘'은 이달 초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의 참모인 릭 데이비스와 빌 매킨터프가 처음 내놓은 신조어로,대형 할인매장 월마트에서 각종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구입하는 서민계층 기혼여성을 뜻한다.

현재 미국 전체 여성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월마트 맘'은 대부분 연간 소득이 미국 평균인 3만5000달러에 크게 못 미치고 교육 수준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에 머문다.

주로 교외 지역에 거주하며 종교를 중시하고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나타내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대표적 지지계층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올해 경기침체 영향으로 미 대선에서 경제 공약이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월마트 맘'의 표심이 공화당에서 민주당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다.

공화당에서 주장해온 이라크전과 감세 정책 등이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월마트 맘'에겐 별로 와닿지 않는 것이다.

공화당 선거유세 책임자 데이비스는 "매케인 후보와 공화당 의원들은 당장 월마트로 가 점원 옆에서 단 20분 만이라도 여성 손님들을 관찰해야 한다"며 "'월마트 맘'의 생활패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공화당은 결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쪽에서도 '월마트 맘'을 끌어들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를 목표로 경합 중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는 22일(현지시간)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장바구니 경제 되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 공약을 강조하며 이 지역 여성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의 선거참모 행크 셰인코프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로 최근 경기침체 타격을 가장 크게 받으며 '월마트 맘'의 비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며 "경제 문제에 매우 민감한 '월마트 맘'의 표심 향방이 힐러리와 오바마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

158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이번 프라이머리에선 힐러리의 지지율이 오바마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과 LA타임스가 지난 10~14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와 힐러리의 지지율은 각각 41% 대 46%로 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힐러리는 그러나 현재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에게 100명 이상 뒤진 데다 자금력과 슈퍼대의원 확보 경쟁에서도 열세여서 이번 경선에서 큰 격차로 이기지 못할 경우 후보 사퇴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