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로이터 블룸버그 AFP통신 등 주요 외국 언론들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퇴진 사실을 긴급 기사로 보도하는 등 일제히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삼성이 한국 수출과 증시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고,연 매출이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이 회장의 퇴진 발표를 전하며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던 이 회장이 스스로 퇴진함으로써 불투명한 체질로 비판받고 있는 그룹 경영체제를 혁신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 회장의 퇴진 소식과 함께 "이 회장은 삼성 창업자의 3남으로 1987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카리스마적인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무대로 한 의혹이 경영진의 퇴진 사태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업인들이 법정에 서는데 오랫동안 익숙한 사회에서도 이 회장의 퇴진은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 회장이 과거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을 때도 회장직을 유지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 회장의 퇴진이 놀라운 조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그룹 경영진의 집단 퇴진이 59개 계열사로 이뤄진 비즈니스 제국 상층부에 공백을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장의 사임이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이지만 경영쇄신안이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세부안이 없어 너무 형식적"이라는 김형찬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의 말을 인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회장의 사임으로 그룹 내에서 이 회장 일가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그룹 내 일상적 업무에 이 회장이 모두 관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사임으로 인한 충격을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를 인용,이 회장의 가족이 여전히 오너라는 사실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 회장의 사임소식을 전하면서 후계자로 알려졌던 이재용씨가 삼성전자의 고객총괄책임자(COO) 자리에서 물러나 해외사업이라는 '거친 환경'에서 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기열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