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책의 세계는 대체 어떤 곳일까.

작은 소망들이 모여 아름다운 현실을 만들어 가는 곳이고,누구도 차별없는 지식을 얻으면서 상상의 날개를 맘껏 펼칠 수 있는 곳이다.

그런가 하면 맑은 영혼을 가진 우리 모두가 미래를 그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참으로 책은 지혜를 주고 삶의 방향을 지시해 주기에 여전히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마치 모래밭에서 조개를 줍듯이 책속 어딘가에서 발견되는 지혜는 인생의 이정표로 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조그마한 노력으로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니 생각해 보면 이만큼 쉬운 일이 있을까 싶다.

더욱이 요즘같은 인간소외의 시대에는 책이 우리의 반려자로 가까이 다가와 있는 느낌이다.

서양 속담은 한층 구체적이다.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거두고,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거두고,습관을 심으면 인격을 거두고,인격을 심으면 운명을 거둔다"고 했다.

모든 것의 근원은 생각이라는 말인데,이 생각의 원천이 바로 책인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신랄하게 비판한 터무니없는 소설책만 아니라면.

오늘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이날 스페인에선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과 함께 장미를 선물하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잡았고,영국에서는 '당신의 입술을 열어요'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큰 소리로 책읽기를 장려하고 있다.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베개밑 독서 캠페인'도 호응이 크다.

우리나라의 독서실태를 돌아보게 된다.

1인당 독서량은 한 달에 1권에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지식국력으로 따지면 선진국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특히 청소년들은 독서보다는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키케로는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노년을 즐겁게 하고,위난의 도피소가 되고,여행할 적엔 친구가 된다"고 설파했다.

1년 내내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수불석권(手不釋卷)의 묘책이 어디 없을까.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