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 엿보인다.판사가 상당히 고민할 것 같다."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쇄신 발표를 지켜본 법조계의 반응 역시 엇갈렸다.

물론 "예상치 못했다" "세다"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특검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이어질 재판을 앞두고 나온 쇄신조치들이어서 약속만 해놓고 이행을 하지 않는 '공수표'가 아니냐는 지적도 없진 않았다.

대법원의 한 간부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에서 정상참작 사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법원 판사 출신의 변호사도 "재판을 앞두고 있긴 하지만 오너가 기업 지배권을 포기한 경우는 드물다"며 역시 재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시민단체의 요구대로 이 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게 됐지만 이로 인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양형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의 판사는 "삼성을 겨냥한 지식인과 사회단체의 요구는 선진적인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이 되라는 것"이라며 "이번 쇄신안은 인적 쇄신에만 지나치게 치우친 것 같아 좀 미흡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판사도 "이 회장이 물러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기는 한데 이제껏 재판을 앞두고 그런 일종의 공약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은 지켜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