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청약 접수에서 1ㆍ2 순위보다 3순위 경쟁률이 수십배 이상 높은 사업장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분양시장 양극화와 쏠림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3순위의 경우, 청약통장이 필요 없이 청약금만으로 청약이 가능하단 점과 지방의 경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분양한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1,2 순위보다 3순위에 청약접수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파주시 아동동에서 신안건설산업이 분양한 금촌 신안실크밸리2차에 3순위 청약접수가 몰렸다.

234가구를 분양한 113㎡는 1순위에 35명, 2순위에 10명이 접수한 반면 3순위에서는 287명이 접수했다. 또 57가구를 분양한 144㎡에서도 1,2순위에서는 총 4명이 접수했지만 3순위에는 93명이나 접수했다.

신도산업개발이 남양주시 화도읍에 분양한 마석역 신도브래뉴에도 3순위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409가구를 분양한 113㎡는 1순위 145명, 2순위 30명이 접수했으나 3순위에서는 309명이 접수했다. 54가구를 분양한 154㎡도 3순위에 91명이 몰리는 호조를 보였다.

이러한 3순위 청약쏠림 현상은 특히 지방에서 많이 발생했다.

지난 2월 동훈건설이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에서 분양한 봉선 더쉴 2단지 179㎡는 1순위에서는 아예 접수가 없었고 2순위도 7명만이 청약접수를 했다.

그러나 3순위에서 무려 488명이 접수해 1,2순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또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 광주광역시 북구 신용동,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동, 울산광역시 북구 양정동, 경상북도 경산시 중방동 등에서도 3순위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건설사에서는 이러한 3순위 청약 선호 현상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건설사 관계자에 따르면 "3순위 청약 접수 건수가 많다고 해서 그게 전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지방의 경우 바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점을 이용, 로얄층이나 조망권 등의 프리미엄을 노린 지역 중개업소가 대거 몰리는 등의 가수요만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분양시장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청약쏠림현상과 분양시장 양극화 등의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지역에서 분양아파트 마련을 준비한 실수요자들은 투기적 가수요층이 선점한 매물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유선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