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W(V8)'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뒤쪽에서 굉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룸미러에 정체 모를 '튜닝카'가 꽁무니에 바짝 따라붙었다.

튜닝카는 이어 잽싸게 치고 나가며 추월을 했다.

체어맨W의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다.

페달은 가벼웠지만,순식간에 속도가 붙는 느낌이 전해졌다.

8기통 5000cc 엔진의 위력.300마력을 넘는 국내 최고 수준의 힘이 발휘되자 튜닝카는 뒤로 까마득히 멀어졌다.

하지만 체어맨W의 진가는 '가속력'에 있지 않다.

고속 주행 때도 흔들리거나 시끄럽지 않은 정숙성에 있다.

노면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차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멀티링크 서스펜션' 과 '무단 전자제어 서스펜션(IECS)'을 적용한 덕분이다.

세계에서 처음 적용된 '3세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장시간 주행 때 특히 유용했다.

종전의 2세대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전방 차량만 감지하는 탓에,옆 차선 차량이 차선을 급히 바꿀 때 감지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체어맨W는 전방뿐만 아니라 측면 차선까지 감지하는 게 특징이다.

저속 주행 땐 스티어링휠이 가볍고,고속 주행 때는 다소 무거워지는 설계 역시 안정감 있는 운전을 가능케 했다.

주행을 마친 후 체어맨W를 다시 찬찬히 뜯어봤다.

외관의 매력적인 볼륨감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전조등 내에 LED(발광다이오드) 타입의 방향 지시등을 적용,위엄을 한껏 뽐냈다.

절제된 직선과 우아한 곡선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실내 공간과 묘한 대비를 이뤘다.

뒷좌석에 앉아봤다.

대한민국 CEO(최고경영자)를 위한 명차란 컨셉트가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비즈니스석과 같은 편안함을 줬다.

특히 △8인치급 넓은 화면을 제공하는 모니터 △5단계로 위치를 조절,주행 중 서류 업무를 볼 수 있는 테이블 △팔을 편하게 걸칠 수 있는 다기능 팔걸이 등의 사양들이 안락함을 더해줬다.

일부 사람들은 체어맨W을 '저렴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로 부른다.

엔진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술이 상당부분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장착된 7단 자동변속기는 체어맨W가 왜 최고의 차량인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