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혁신과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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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는 저서 '부(富)의 미래'에서 선진경제를 건설하자면 선진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든 경제는 사회의 산물이고 사회제도에 의해 영향받는 만큼 사회 선진화 없이 경제 선진화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산업시대의 관료주의를 꼽았다.
기업은 100마일로 달리는데 관료조직과 규제기관은 25마일로 느릿느릿 움직임으로써 급변하는 시장에 반응하는 기업의 속도까지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각종 비판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변화를 늦추는데 능력을 발휘해온 이들로 인해 아무리 진부하고 무익한 것도 타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조합(30마일) 역시 호박(琥珀)에 박힌 화석처럼 1930년대 대량생산 시대의 조직과 방법,모델을 고수하고 있다며 그 결과 미국의 노동조합은 오늘날 전체 노동력의 12%만 대변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신경제의 요구와 구(舊)사회의 타성적 조직 구조가 일치하지 않는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따라서 경제 성장은 슘페터(1883∼1950)의 말처럼 창조적 파괴에 기초해야 한다며 그러자면 일단 어제의 시간표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인의 처방을 인용할 것도 없다.
모든 게 생각의 속도로 바뀐다는 마당이다.
개인과 조직 할 것 없이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참여정부 시절 혁신이 강조된 것도 그같은 맥락에서였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내용과 포장이 달랐던 건지 그토록 강조했던 혁신이 실제 효과보다 부작용을 낳은 수가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알아서 일찍 개혁한 곳보다 꼼짝도 않다 약간 움직인 곳이 더 나은 평가를 받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의도는 사라지고 폐해만 남았던 셈이다.
새 정부 들어 '혁신'이란 말 자체가 폐기되고 대신 필요하면 '쇄신'이 쓰인다고 들린다.
중요한 건 용어가 아니다.
흉내만 내고 말면 언젠가 같은 사태가 생길지 모른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관행이란 껍질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쇄신이든 개선이든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모든 경제는 사회의 산물이고 사회제도에 의해 영향받는 만큼 사회 선진화 없이 경제 선진화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산업시대의 관료주의를 꼽았다.
기업은 100마일로 달리는데 관료조직과 규제기관은 25마일로 느릿느릿 움직임으로써 급변하는 시장에 반응하는 기업의 속도까지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각종 비판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변화를 늦추는데 능력을 발휘해온 이들로 인해 아무리 진부하고 무익한 것도 타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조합(30마일) 역시 호박(琥珀)에 박힌 화석처럼 1930년대 대량생산 시대의 조직과 방법,모델을 고수하고 있다며 그 결과 미국의 노동조합은 오늘날 전체 노동력의 12%만 대변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신경제의 요구와 구(舊)사회의 타성적 조직 구조가 일치하지 않는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따라서 경제 성장은 슘페터(1883∼1950)의 말처럼 창조적 파괴에 기초해야 한다며 그러자면 일단 어제의 시간표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인의 처방을 인용할 것도 없다.
모든 게 생각의 속도로 바뀐다는 마당이다.
개인과 조직 할 것 없이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참여정부 시절 혁신이 강조된 것도 그같은 맥락에서였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내용과 포장이 달랐던 건지 그토록 강조했던 혁신이 실제 효과보다 부작용을 낳은 수가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알아서 일찍 개혁한 곳보다 꼼짝도 않다 약간 움직인 곳이 더 나은 평가를 받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의도는 사라지고 폐해만 남았던 셈이다.
새 정부 들어 '혁신'이란 말 자체가 폐기되고 대신 필요하면 '쇄신'이 쓰인다고 들린다.
중요한 건 용어가 아니다.
흉내만 내고 말면 언젠가 같은 사태가 생길지 모른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관행이란 껍질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쇄신이든 개선이든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