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것을 보면서도 남다른 통찰력으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생각 방법은 어떻게 다를까?'이 책은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는 주제를 붙잡고 10여년간 씨름해온 저자가 지난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발표한 논문을 단행본으로 풀어쓴 것이다.

피어스 핸들링이 1994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 되었을 때 영화제는 2류였다.

당시 국제영화제의 주류 모델은 칸의 황금종려상처럼 영화계 명사들로 이뤄진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선정해 상을 주고,그 작품을 중심으로 대중 매체의 뜨거운 취재 열기와 관심을 끌어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토론토 국제영화제는 달랐다.

출범 때부터 많은 관객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영화제를 지향했다.

하지만 영화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명성 있는 상이 절실히 필요했다.

상을 통한 화제성과 관객의 참여.피어스 핸들링은 관객들을 심사위원으로 만드는 '관객상' 아이디어를 통해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데 성공했다.

관객들이 뽑는 상은 더욱 많은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냈고,영화 배급업자들에게는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좋은 자료가 되었다.

흔히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창의적인 리더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또는 둘 사이의 적당한 타협을 거부한다.

상반되는 아이디어의 장점을 동시에 욕심내고,불만족스러운 대안 중에서 양자택일하는 대신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성공한 리더 50명을 직접 인터뷰한 저자가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통합적 사고'의 특징이다.

저자는 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6가지 특징을 강조한다.

첫째,우리는 복잡한 세상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사물을 단순화해서 인지모델을 구축하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세상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단순화하는 이유는 전체보다는 개별적인 부분을 다루기가 더 쉽기 때문일 뿐"인데도,우리는 단순화한 인지모델에 반하는 현실적 증거들을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새로운 생각을 하려면 기존 인지모델이 현재까지 최상의 것일 수는 있지만 현실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둘째,대립되는 모델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분명 긴장과 갈등은 귀찮고 불편한 존재다.

하지만 반대 주장이 없다면 아이디어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손은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네 손가락이 서로 마주보게 돼 있다.

이 둘 사이의 긴장감 덕분에 도구를 사용하고 고도의 인지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의 사고도 이와 마찬가지로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새로운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셋째,불만족스러운 대안밖에 없다는 것은 새로운 해결책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다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세 가지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복잡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려는 용기,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아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 등이다.

우리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싫어하고 공격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한 사람들은 다르다.

대형 호텔의 다양한 편의시설과 작은 호텔의 친근감을 통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조해낸 포시즌스 호텔의 이사도어 샤프,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최고경영자가 되어 P&G의 사업 모델을 혁신하는 데 성공한 A G 래플리 등 생생하게 펼쳐지는 리더들의 사고 과정을 따라가 보며 독자들도 생각의 차이를 직접 느껴보길 권한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