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 키나발루는 말레시아의 보루네오섬 북동쪽 사바주에 위치한 인구 35만 명의 항구도시다.주민 80%가 무슬림이다.

시내에서는‘두퉁’이란 천으로 머리를 감싼 사람들을 볼 수 있다.연중 3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기후 특성을 보인다.매일 스콜이 지나간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이 코타 키나발루 직항편을 운항한다.비행시간은 5시간.통화단위는 말레이시아 링깃.요즘환율은 1링깃에 317원 안팎.한국보다 1시간 늦다.

가족 단위로 머물 수 있는 리조트가 많다.넥서스 리조트(한국총판 02-6927-9966)가 좋다.6㎞에 달하는 화이트 비치와 잘 가꾼 열대정원이 있어 바다와 정글분위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리조트 내해안을 끼고 있는 18홀 골프장은 말레이시아 골퍼들이 최고로 꼽는 명문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코타 키나발루의 노을은 조물주가 내려준 최고의선물이다.그 아름다움에 취한 여행객들을 꼼짝할 수 없게 하며 또 다른‘황홀한 석양의 섬’들이 되게 만든다.

주변의 아름다운 섬과 깨끗한 해변 또한 그 황홀한 노을과 잘 어울린다.울긋불긋한 산호초,열대어와 노니는 스노클링도 새롭다.발가락사이로 사르르 부서지는 해변에서의 말타기는 평생에 두번 다시 못할 호사다.

■불쾌지수 제로의 청정 자연

코타 키나발루에 착륙하기 직전 기장은 32도의 무더운 날씨라고 알려준다.

그러나 기온은 숫자일 뿐.진록으로 펼쳐진 대자연과 맑은 공기에 불쾌지수 제로다.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아빠까바르'하며 환영인사하는 이곳 사람들의 웃는 얼굴에도 기분이 상큼하다.

코타 키나발루는 '영혼을 위한 영원한 안식처'라는 뜻의 키나발루산이 중심을 잡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보르네오 섬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태풍이 발생하는 필리핀해 아래쪽에 있어 '바람아래 고요한 땅'이라고도 불릴 만큼 평화스럽다.

해변 바로 앞에 있는 사피,마누칸,마무틱,가야,슈르그 등의 섬이 있는 툰구 압둘라만 해양공원도 좋다.

해양공원에서는 제트스키,바나나보트, 패러세일링을 기본으로 즐길 수 있다.

바다 위 보트에서 산소를 공급해주는 헬멧을 쓰고 바다 속을 걸어 다닐 수도 있다.

바로 눈앞에서 열대어들의 춤을 구경할 수 있는 사피섬 시워킹이다.

■해양레포츠 천국 만타나니 섬

해변에서 스피드 보트로 40분 거리에 있는 만타나니 섬은 아직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지 않다.

2004년부터 일반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섬이어서다.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만타나니 섬에 사는 바자우족 원주민들의 해맑은 미소가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초보자들도 두려움 없이 체험할 수 있는 스노클링은 바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깊은 바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깨끗한 물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세계 각국의 다이버들을 불러모으는 다이빙 포인트이기도 하다.

바다 속에는 바다거북과 열대어 '니모'가 함께 산다.

운이 좋으면 인어공주의 모델격인 세계적 희귀종 '듀공'을 만날 수도 있다.

만타나니섬의 또 다른 재미는 손낚시다.

보트 위에서 투명한 바다 속을 들여다보며 '남국의 꿈'을 낚는 손맛이 짜릿하다.

해양레포츠를 즐긴 뒤에 먹는 시푸드의 향기는 입 안 가득 남국 섬의 환상을 퍼뜨린다.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 산 해맞이

천혜의 자연 경관 중 으뜸으로 꼽히는 키나발루산(4101m)은 동남아시아 최고봉이다.

거대한 수목원이라고 해도 괜찮다.

고도에 따라 열대우림,온대림,침엽수림이 이어지는 생태계의 보고인 것.전 세계에 분포하는 종자식물의 절반이 이곳에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와 가장 작은 난초인 야생바늘난도 볼 수 있다.

원주민인 카다잔족은 조상들의 영혼이 이 키나발루산에 머문다고 해 신성시 하고 있다.

해발 3272m 지점에 있는 라반라타 산장에서 1박하고 새벽에 정상에 올라 맞이하는 해돋이는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눈으로 바라보는 산이 아니라 영혼으로 바라봐야 보이는 산이다.

산에서 내려오는 강은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정글 수로를 만든다.

가라마투어 프로그램은 이 강을 따라 자라는 맹그로브나무에 매달린 코주부원숭이인 프로퍼시스를 만날 수 있게 안내한다.

해질녘이면 수십 마리의 버팔로 떼가 강을 건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어둠이 깔리는 정글은 수천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 세상으로 바뀐다.

깜빡깜빡 반딧불이 불빛이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빛과 어울려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를 장식한다.

코타키나발루=글·사진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