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은행외 여러은행업무 한꺼번에 가능

휴대폰 속 USIM 칩에 카드.멤버십 기능도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은행 통장이나 현금카드처럼 쓸 수 있는 3세대 이동통신(WCDMA) 모바일 뱅킹 시대가 열린다.

SK텔레콤은 24일부터 신한은행과 함께,KTF는 다음주께 기업은행과 제휴해 각각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3세대 휴대폰 기반으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3세대 모바일 뱅킹은 휴대폰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범용 가입자 인증모듈(USIM) 카드에 여러 은행의 정보를 담아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물론 통장의 돈을 계좌이체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2세대 서비스 때는 은행마다 별도의 뱅킹칩을 발부받아야 했지만 3세대부터는 USIM 카드 하나로 여러 은행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2세대에선 뱅킹칩을 탑재할 수 있는 휴대폰 비율이 전체 휴대폰의 5%에도 못 미쳤지만 3세대에선 대다수 휴대폰을 통해 모바일 뱅킹을 할 수 있다.

USIM 카드로 뱅킹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증권,교통,멤버십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어 휴대폰 생활형 서비스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2세대 모바일 뱅킹칩 이용자는 441만명이다.

SK텔레콤이 신한은행과 제공하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는 계좌이체 및 조회,현금인출기 이용,지로납부,수표 조회,환율 조회 등이다.신원 확인을 위해 신한은행을 직접 방문해 가입 신청을 해야 하며 월정액 1000원으로 휴대폰을 통한 금융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홍성철 SK텔레콤 인터넷사업단장은 "앞으로 용돈관리,전화번호 송금 등 특화 기능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F도 다음주 기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SK텔레콤과 비슷한 3세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민은행,우리은행 등도 이동통신사들과 제휴를 타진하고 있어 조만간 하나의 칩으로 여러 은행의 뱅킹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7개 은행과 우정사업본부 등은 다음 달까지 무선(RF) 방식으로 USIM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모바일 뱅킹 기술 표준도 마련키로 했다.

국내 3세대 휴대폰 가입자는 약 1000만명이지만 3세대폰이 모두 금융기능을 지원하지는 않는다.지난해 초 출시된 휴대폰은 USIM 카드의 용량이 적어 금융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SK텔레콤의 경우 전체 3세대 가입자 450만여명 중 90만명은 현재 USIM 카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250만명은 USIM 카드를 교체해야 모바일뱅킹을 할 수 있다.

나머지 110만명은 휴대폰을 바꿔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