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석탄이 과연 화려하게 부활될 것인가.

결론은 '그렇다'는 쪽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석탄이 귀한 몸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경보호에 민감한 유럽에서조차도 최근 수십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자,'유럽! 너마저도'라는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이제 석탄은 갈색연기를 내뿜는 구시대의 연료가 아니다.

마치 '변신은 무죄'인듯,환경기술로 무장하고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석탄이 가스로 둔갑해 이산화탄소가 제로인 연료가 되는가 하면,내년부터는 석탄액화가 상업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포스트 오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면 나무에서 석탄,그리고 석유로 이어져 왔던 주력 에너지원이 400년 전으로 되돌아 가는 셈이다.

석탄이 각광을 받을 여지는 여러모로 충분하다.

매장량이 풍부한데다 전 세계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가격 또한 석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

특히 석유와 가스는 채굴가능연수가 50년 안팎인데 비해 석탄은 200년이나 된다고 하니,폐쇄됐던 탄광의 컴백은 너무도 당연한 듯이 보인다.

물론 저항도 만만찮다.

온실가스규제가 세계적 추세인데,고유가를 핑계삼아 석탄연료 사용을 늘리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청정석탄기술을 내세우지만 아직은 초보단계여서 당장 석탄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재앙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환경론자들은 경고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던 석탄의 재등장에 환경론자들은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바야흐로 에너지위기의 상황에서 석탄을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가열될 전망이다.

주력 에너지원으로의 화려한 복귀냐,아니면 공해의 주범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냐 하는 기로에서 벌어지는 일전이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오를수록 석탄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