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구조용 철강제품 유통업체로 연간 수입액이 400억원을 넘는 화인인터내셔날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다.

작년 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비해 미 달러 선물을 통해 헤지비율을 70%까지 높여놓은 덕분이다.

이 회사 허재영 경리부장은 "지난해 말 적극적인 헤지에 나서지 않고 무방비로 노출됐더라면 1분기 순이익 25억원(세전기준) 중 12억원을 고스란히 환손실로 날릴 뻔했다"고 설명했다.

허 부장은 그나마 헤지를 통해 1분기 환손실을 3억2000만원으로 틀어막을 수 있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화인인터내셔날은 2002년부터 달러 선물거래를 통해 환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일시적인 환차익보다는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수익이 우선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설립 후 1년 만에 맞은 외환위기(IMF)는 환위험의 중요성을 일깨운 계기가 됐다.

이 회사는 선물거래보다 먼저 은행을 통한 선물환거래로 환위험을 관리하려 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높게 부과되는 수수료 부담과 헤지의 유연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커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고 만기에 관계없이 수시로 포지션 정리가 가능한 증권선물거래소의 통화선물로 눈을 돌리게 됐다.

허 부장은 최고재무책임자와 함께 월별·분기별로 연간 달러 유·출입 예상규모를 뽑은 후 환율 흐름이나 변동폭을 예상해 수시로 헤지비율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출된 비용은 손실이 아닌 영업이익을 지키기 위한 관리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리스크 관리의 목적은 이윤극대화가 아닌 환율 변동으로부터 발생하는 불확실성 제거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