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근무지가 중국으로 확정됐다.

이 전무는 오는 7월부터 중국을 거점으로 삼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의 시장 개척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4일 "삼성전자 CCO(최고고객책임자)직을 그만두게 된 이 전무는 중국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이 전무는 중국을 '키 스테이션(key station)'으로 삼아 인도.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행(行)까지는 정해졌지만 어떤 직책을 맡길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내달 초께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무의 직급은 일단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승진한 후 5년간 경영수업을 받고서 작년 1월에 전무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과 함께 글로벌 거래선들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보직인 CCO를 맡아 활동해왔다.

삼성전자는 이 전무의 근무지가 결정됨에 따라 어떤 보직을 맡길 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국내 본사의 경영지원총괄에 배치한 뒤 글로벌 전략기획 업무와 관련된 특별 보직을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중국이 주요 활동 거점이 되겠지만 브릭스 지역 전체의 시장개척 업무를 맡기는 만큼 특정한 해외 사업총괄에 배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이건희 회장은 2000년부터 중국을 '제 2본사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경제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인데다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거점들을 총괄할 수 있는 곳이 중국이라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2000년부터 중국에서 실패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누차 강조해왔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향후 이 전무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